마비의 특산물이라고 하면 ‘대나무’입니다.
마비의 대나무를 사용한 공예품이나 가공품 등을 판매하는 곳은 자주 볼 수 있지만, 마비의 죽순을 만날 기회는 좀처럼 없습니다.
‘마비의 죽순을 먹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제철인 4월 말이 되었습니다. 마비에서 지역 활성화 협력대로 활동하는 지인에게 “죽순을 캐 보지 않을래요?”라는 제안을 받아 죽순 캐기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순을 캐 본 경험을 소개합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4년 5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마비의 죽순에 대해

마비의 죽순은 맛과 외관에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 아린 맛이 적고 달콤하며 부드럽습니다
- 색이 희고 아름답습니다
- 일반 죽순에 비해 떫은맛이 매우 적습니다
그중에서도 떫은맛이 적은 것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죽순의 떫은맛을 빼는 데 필요한 쌀겨를 사용하지 않고, 끓는 물에 삶기만 해도 떫은맛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떫은맛을 뺀 죽순은 회처럼 그대로 먹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마비의 토양은 죽순 생산에 적합하며, 잘 관리된 점토질의 붉은 흙이 품질 좋은 죽순을 키워 냅니다. 구라시키 관광 WEB에서는 서일본 최대의 죽순 산지로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죽순은 성장 속도가 빨라 수확 시기를 조금만 놓쳐도 순식간에 대나무가 되어 버리므로, 캐는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관리할 수 없을 만큼 대나무가 자라면 숲을 황폐하게 만드는 대나무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죽순 캐기는 환경 보전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죽순을 캐러 다녀왔습니다

마비의 지역 활성화 협력대원인 요시다 마사히로 씨의 안내를 받으며 죽순 캐기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난이도 높은 죽순 찾기
처음 데려가 준 곳은 완만한 경사의 대나무 숲이었습니다.
어디를 보아도 대나무뿐이고, 바람에 가지가 흔들리는 소리와 새소리만 들려옵니다. 부드러운 나뭇잎 사이 햇살이 땅에 내리쬐는 차분한 공간에 저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죽순을 캐려면 먼저 흙에 묻힌 죽순을 찾아야 합니다.
대나무 숲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가는 요시다 씨의 뒤를 따라갑니다.
요시다 씨가 들고 있는 테이프의 용도를 물어보니, 죽순을 발견하면 표시로 근처 대나무에 테이프를 붙인다고 합니다. 대나무 숲을 둘러보니 실제로 여러 색깔의 테이프가 붙은 대나무가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죽순을 찾는 방법은 눈으로 찾는 방법과 땅을 밟아 발바닥으로 죽순 끝부분을 찾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발바닥으로 찾으려면 요령이 필요한 듯합니다. 저도 보고 따라 하며 땅을 밟아 찾아봤지만, 단단한 것을 밟았다고 생각하면 모두 돌이라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눈으로도 찾아봤지만 초보자의 눈에는 좀처럼 보이지 않아, 주의 깊게 살피며 천천히 나아갑니다.
가다가 발밑이 험해져 근처 대나무를 잡아 보았는데, 그 굵기와 단단함에 놀랐습니다. 부드러운 죽순이 언젠가 이렇게 훌륭하게 자란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서늘하고 매끄러워 계속 쓰다듬고 싶어지는 촉감입니다.

15분쯤 걸었을 때 요시다 씨가 죽순을 발견하고, 캐는 도구를 가져왔습니다.
보통은 괭이를 사용해 캐는 경우가 많지만, 마비에서는 쓰키라고 부르는 도구를 사용합니다. 손잡이부터 끝까지 곧게 뻗어 있고, 날 부분이 납작한 것이 특징입니다. 쓰키는 힘이 약한 사람도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웠지만, 대나무 숲 안에서 들고 다니기는 조금 힘들 수도 있습니다.


바로 쓰키를 사용해 죽순을 캐 봅니다. 먼저 요시다 씨가 시범으로 캐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죽순 밑동을 겨냥해 힘을 실어 쓰키를 비스듬히 내리쳐 땅에 꽂습니다.

밑동에 쓰키를 꽂은 다음에는 지렛대 원리로 죽순을 들어 올립니다.
죽순이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쓰키를 신중하게 움직이자, 밑동에서 완전히 잘려 나온 죽순이 천천히 땅에 쓰러졌습니다.

손에 들어 보니 꽤 큼직한 죽순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먹을 부분이 많아서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자라 땅 위로 나온 죽순은 햇빛을 너무 많이 받아 속이 단단하다고 합니다. 요시다 씨는 “땅속에 묻힌 채 크게 자란 죽순이 부드럽고 맛있어요”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햇빛을 너무 많이 받으면 맛과 식감이 달라지는군요.
처음 만져 보는 생죽순입니다. 껍질 표면에 잔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마치 생물을 만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죽순이 자라나는 양은 전년도 강수량에 좌우되는 듯한데, 올해(2024년)는 특히 수확량이 적다고 합니다.
드디어 죽순 캐기에 도전
다른 대나무 숲으로 이동해 이번에는 제가 캘 죽순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도중에 멧돼지가 죽순을 먹은 흔적이 남아 있어, 귀한 자연의 선물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대나무 숲에 들어서자마자 요시다 씨가 “저기 자라고 있어요”라며 손가락으로 가리켰지만,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역시 초보자에게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요시다 씨가 찾아준 죽순을 캐 보겠습니다.

요시다 씨가 시범을 보여준 대로 먼저 죽순 밑동에 죽순 캐는 도구를 찔러 넣었습니다. 죽순에 박히는 느낌은 딱히 들지 않아 ‘이 위치가 맞을까?’ 걱정하면서도 도구를 비스듬히 기울여 계속 파냈습니다. 비탈길이라 대나무에 발을 걸치고 힘을 줬습니다.

잠시 후 죽순이 데굴데굴 땅 위로 굴러 나왔습니다.
먹는 부분에는 흠집이 없고 밑동부터 깔끔하게 잘렸습니다. 첫 죽순 캐기, 대성공입니다.

한 개 더 캐 보겠습니다.
낙엽에 파묻혀 아주 조금 얼굴을 내민 죽순입니다. 깊이 묻혀 있으면 밑동 위치를 가늠하기 어려우므로 먼저 주변 흙을 파냅니다.
가려진 부분이 많으면 ‘큰 죽순이 아닐까’ 하는 기대도 커집니다.


도구를 찔러 넣어 보니 느낌이 꽤 가볍습니다. 파내 보니 예상보다 날씬하고 귀여운 죽순을 수확했습니다. 흙 속에 숨은 죽순의 크기를 예상하기는 어렵네요.

캔 죽순을 나란히 놓아 보니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입니다.

죽순뿐 아니라 평소 슈퍼마켓에서 장을 볼 때는 모양과 크기가 일정한 채소와 과일을 봐 왔기에, 크고 작은 죽순을 보니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대하던 마비 죽순을 맛보다
갓 캔 죽순은 물로 씻어 흙과 이물질을 제거한 뒤, 그대로 알루미늄 포일에 싸서 간단하게 숯불에 굽습니다.

숯불구이에 사용하는 숯도 마비에서 만든 대나무 숯입니다.
마비 대나무 숯은 불이 잘 붙고 화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죽순이 숯에 가려질 정도로 수북이 쌓은 뒤 불을 붙입니다.


숯불에 굽는 동안 죽순 손질 과정을 구경했습니다.
죽순에 칼집을 낸 다음, 칼집에 손가락을 넣어 껍질을 와작와작 벗겨냅니다. 껍질이 단단하면 벗기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죽순을 조리해 본 적이 없어 단단한 껍질을 어디까지 벗겨야 하는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죽순 껍질이 여러 겹이라 놀랐습니다. 순식간에 가늘어집니다.

마침내 드러난 먹는 부분은 새하얗고 결이 고운 질감입니다.
예전에 요시다 씨가 “마비 죽순은 피부처럼 하얘요”라고 알려준 적이 있는데, 확실히 일반 죽순보다 더 하얗게 느껴집니다. 밑동 부분은 조림에 딱 맞는 씹는 맛이라고 합니다.

끝부분은 부드러워 삶은 뒤 한 장씩 속살을 벗겨 간장을 찍어 먹는 ‘죽순회’를 추천한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시간 관계상 먹지 못했지만, 내년에 갓 캔 죽순을 구하게 되면 꼭 먹어 보려고 합니다.

껍질을 벗긴 죽순은 큰 냄비에 넣고 푹 삶습니다. 잠시 후 불을 끄고 물이 식으면 아린 맛도 빠져 손질이 끝난다고 합니다.
쌀겨를 사용하지 않고 아린 맛을 빼는 방법은 손이 덜 가서 마비 죽순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숯불에 굽던 모습을 살펴보니, 수북이 올려 두었던 대나무 숯이 거의 다 타 있었습니다.
뜨거울 때 꺼내 죽순을 자릅니다.

생죽순일 때는 하얗던 속살이 열을 받아 은은한 노란빛으로 변했습니다. 얼른 뜨거울 때 간장을 찍어 먹어 봅니다.

입에 넣자마자 가장 놀란 것은 속살의 부드러움과 촉촉함입니다. 과육처럼 즙이 풍부하고, 지금까지 먹어 온 죽순과는 부드러움이 달랐습니다.
마비 죽순은 달다고 들었지만, 상상 이상으로 달았습니다. 어떤 과일에 비유할 수 있을 만큼 당도가 높게 느껴졌습니다. 향도 죽순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일 향이 났습니다. 평소에는 조림이나 볶음 요리처럼 양념이 된 상태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죽순에도 섬세한 향이 있구나” 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처음 맛본 마비 죽순의 맛에 대나무 숲을 돌아다니느라 쌓였던 피로가 싹 가시는 순간이었습니다.
작가의 한마디
고대하던 마비 죽순. 갓 캔 죽순은 맛이 진하고 무척 맛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직접 캔 죽순을 먹을 수 있어 맛이 두 배로 느껴졌습니다.
죽순 캐는 도구를 사용하면 초보자도 쉽게 캘 수 있었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속살에 도구가 박히기도 하므로 깔끔하게 캐려면 경험과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죽순이 캐기 어려운 위치에서 자라는 경우도 많아 베테랑이 아니면 캐기 어려울 때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죽순을 캐 볼 기회는 좀처럼 없으니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마비에서는 죽순 캐기 체험 행사를 열기도 하니, 제철인 4월 하순~5월 상순이 되면 꼭 인터넷에서 확인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