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일)까지】구라시키 민예관 특별 기획전 ‘문자의 무늬성’~민예가 발견한 ‘무늬가 된 문자’의 아름다움을 비교해 보자

구라시키 민예관 특별 기획전 「문자의 무늬성」

현대에는 글자를 ‘쓰는’ 것보다 키보드 등으로 ‘입력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 때문에 글자는 어떤 의미에서는 ‘기호’와 같지만, 손으로 쓴 글자가 조금 흐트러져도 ‘멋’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필자는 민예의 글자라고 하면 손글씨로 개성이 드러난 글자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민예 운동을 이끈 야나기 무네요시는 글쓴이의 개성이 사라져 무늬가 된 글자야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민예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글자’란 어떤 것일까요?
구라시키 민예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 기획전 ‘글자의 무늬성’을 소개합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6년 10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특별 기획전 ‘글자의 무늬성’이란

특별 기획전 ‘글자의 무늬성’ 전단

특별 기획전 ‘글자의 무늬성’은 구라시키 민예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글자가 무늬로 표현된 작품을 모은 전시회입니다.

전시 기간은 2026년 9월 9일(수)부터 12월 6일(일)까지이며, 붓으로 쓴 글자가 있는 족자와 도자기, 염직품 등 약 70점을 전시합니다.

전시 작품

글자는 기록과 전달의 수단으로 쓰이는 한편, 동양에서는 서예 작품으로 감상하고 수집하는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비해 민예 운동에서는 기교나 개성이 아니라 글자가 지닌 무늬로서의 아름다움에 주목해 평가해 왔다고 합니다.

구라시키 민예관 초대 관장인 도노무라 기치노스케도 민중 공예의 특성 중 하나로 ‘무늬성’을 꼽았습니다.

민예의 관점에서 본 ‘글자가 아름다워지는 조건’이란

특별전을 기획한 구라시키 민예관 학예사 이와무라 나나코 씨에 따르면, 전시의 핵심은 야나기 무네요시가 꼽은 ‘글자가 아름다워지는 조건’입니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전통, 반복(많이 쓰는 것), 기법 등의 요인으로 글자 자체가 간략해지거나 개인의 버릇이 사라져 하나의 무늬 같은 효과를 띠게 된 것이 아름다운 글자라고 말했습니다.

스페인 기도서

‘전통’의 예로는 스페인의 기도서와 성가 악보가 있습니다.
필사자라고 불리는 글쓴이가 기도문을 정해진 서체로 정해진 방식에 따라 옮겨 쓴 것으로, 글쓴이의 개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글자라고 합니다.

《운룡》 《죽호》

두 번째 ‘반복(많이 쓰는 것)’의 예는 한반도의 붓글씨 《운룡》과 《죽호》입니다.
이름 없는 화공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유교의 덕목이나 길한 말을 그려 보수를 받고,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방에 걸어 두었다고 합니다. 이와무라 씨는 “같은 말을 여러 번 그려 왔기에 망설임 없이 당당하게 그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라고 말합니다.

가까이서 보아도 멀리서 보아도 박진감이 있어, 붓의 움직임을 확인하듯 들여다보는 관람객도 있다고 합니다.

도쿠리

세 번째 ‘기법’의 예로는 술집에서 사용하던 도쿠리가 있습니다.
술집에서는 손님에게 도쿠리를 빌려주어 술을 담아 건네고, 손님이 다음에 왔을 때 돌려받아 반복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글자는 흘려 쓰여 있는데, 붓으로 직접 쓰는 것보다 뜻대로 되지 않는 만큼 ‘잘 쓰고 싶다’는 의지가 드러나기 어렵습니다. 민예의 관점에서는 그런 글자가 좋은 글자라고 합니다.

구라시키 민예관 이와무라 씨 인터뷰

구라시키 민예관 학예사 이와무라 나나코 씨
구라시키 민예관 학예사 이와무라 나나코 씨

구라시키 민예관에서 특별 기획전 ‘글자의 무늬성’을 담당한 학예사 이와무라 나나코 씨에게 기획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특별 기획전 ‘글자의 무늬성’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알려 주세요.

이와무라(경칭 생략)

오카야마현 민예협회가 발행하는 기관지 《산요 민예》에 협회 회원 오쓰키 잇세이 씨가 족자 《Useability equals Beauty(용즉미)》(개인 소장)에 관해 쓴 글이 있습니다. 1983년에 실린 글인데, 우연히 읽다가 “붓으로 쓴 듯한 소박한 범자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버릇이 드러날 여지가 없는 장중하고 아름다운 서체”라는 구절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조사해 보니 야나기 무네요시는 민예 운동 초기부터 글자의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무늬성이 있는 글자가 아름답다고 거듭 썼기에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글자가 무늬가 된 작품을 모은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족자 《Useability equals Beauty(용즉미)》

민예에서 아름답다고 여기는 글자는 어떤 것인가요?

이와무라

서예처럼 예술로서의 글자와는 조금 구분해서 생각합니다.
민예로서 글자의 아름다움은 직접 쓴 글자보다 정해진 서체의 글자나 새긴 글자, 흘려 쓴 글자 등에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개성이 드러나지 않게 되고, 그것이 아름다움의 요소가 된다고 야나기는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직접 쓴 글자라기보다 무늬가 되어 다른 것을 장식하는 글자를 모았습니다.

서예를 하면 아무래도 잘 쓰고 싶다거나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갑니다. 그런 것이 완전히 사라진 글자가 민예에서는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야나기는 명조체도 아름답다고 했으며, 정해진 글자나 서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수’나 ‘꽃’이라는 글자처럼 기법에 따라 여러 제약이 더해져 흐트러진 글자도 역시 아름답습니다. 결국 두 가지 모두 있는 셈이죠. 이렇게 나란히 놓고 보니 정말 다양한 글자가 있습니다.

전시실 모습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와무라

이번에는 약 70점을 전시하는데, 이렇게 많은 글자를 늘어놓으면 정보량이 많아 산만해 보이지 않을까 처음에는 걱정했습니다. 막상 전시해 보니 각각이 무늬가 되어 있어 보기 편한 전시가 된 것 같습니다.

글자 모양도 저마다 다르고, 디자인으로 보아도 흥미로운 작품이 많습니다. 이미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찾아오셨고, 디자이너나 디자인에 관심 있는 분들도 흥미를 보여 주셨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또 민예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운룡》과 《죽호》를 꼭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글자를 주제로 한 이번과 같은 전시는 과거에도 많지 않았으니, 꼭 관람해 주시면 기쁘겠습니다.

작가의 한마디

구라시키 민예관

필자는 민예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글자가 컴퓨터 등에서 자주 사용하는 ‘폰트’와 비슷한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어느 쪽이냐 하면 손으로 만든 물건에 개성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글자가 아름답다고 평가될 줄 알았기에 조금 놀랐지만, 설명을 듣고 납득했습니다.

생활용품에 표현된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무늬로 감상하러 구라시키 민예관에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상세 정보

특별 기획전 ‘글자의 무늬성’

주소: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 주오 1-4-11
구라시키 민예관

개최일:
2026년 9월 9일(수)~12월 6일(일)
※11월 3일(화·공휴일)~8일(일)은 전시 판매회인 구라시키 혼조메오리카이 작품전 개최로 기획전 전시품 일부가 철수됩니다

개관 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접수는 오후 4시 30분까지

휴관일:
월요일

웹페이지:
구라시키 민예관 공식 홈페이지
https://kurashiki-mingeikan.com/gallery202609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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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시민 작가
도이 프로필
도이 겐고

1979년생, 구라시키시 거주
두 아이의 아버지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블로그와 이벤트 운영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미디어를 운영하는 일반사단법인 Haretoco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프리랜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관 지구를 직접 즐기면서 ‘가 보고 싶다’고 생각할 만한 정보를 전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웹 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멤버들이 한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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