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라시키 이쇼 계획실과 구라시키 이쇼 아치브란치의 발자취를 들려주세요.
다나베(경칭 생략)
1981년에 실크스크린 인쇄 공장으로 창업했습니다.
당시에는 다른 회사의 OEM(타사 브랜드 제품 제조)을 맡아 티셔츠 프린트 등을 했습니다.
몇 년 뒤에는 자체 오리지널 패브릭 잡화의 도매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잡화 붐이 일어, 잘 팔리는 제품을 따라가는 것이 요구됐습니다.
국제 전시회에서 제품을 선보여 반응이 좋으면 시리즈를 확장했다고 해보죠.
그러면 반년 뒤 전시회에서 발표할 무렵에는 중국 등에서 비슷하게 만든 저렴한 제품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방식이 아닌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팔지.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싫은 일은 그만둬도 되지 않을까 하고요.

카탈로그에는 제작 배경을 충실히 싣도록 했습니다.
배경이 제대로 전달되면 모방 제품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 의미에 공감하고 제품을 발견해 주시는 이미지입니다.
지금과 같은 이미지에 가까워진 것은 약 20년 전(2000년대)입니다.

한동안은 상품 기획과 도매 판매만 했습니다.
당연히 각 매장에 놓이는 제품은 극히 일부입니다.
제품 전체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구라시키 이쇼 계획실이 어떤 제품을 만드는지’ 그 전모를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카야마뿐 아니라 역 앞 백화점 등에서 입점 제안을 여러 번 받았지만, 관심이 가는 곳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약 10년 전(2010년 무렵) 하야시 겐주로 상점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 어떤 이유와 생각으로 시설을 만드는지 듣고 우선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건물을 보니 정말 좋더라고요. 여기라면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고객 대부분은 도시 지역 사람들이었고, 구라시키 사람들에게는 이름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평생 지역과 인연을 맺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해서 하야시 겐주로 상점에 입점하기로 했습니다.
올해(2021년 기준)로 10년째를 맞습니다.

상품을 기획할 때 기준이 있나요?
다나베
제가 좋아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더라도 이미 시장에 널리 퍼진 것은 피합니다.
동네 공장이나 작가의 도움을 받아 만들고, ‘어디서 누가 만든 것인지’를 제대로 알리고 있습니다.

구라시키 이쇼 계획실에서는 몇 명이 일하나요?
다나베
회사에 7명, 매장에 5명이 있습니다.
소규모네요.
다나베
규모가 커지면 판매량을 늘려야 합니다.
그러면 시장에서 잘 팔릴 만한 제품을 우선 만들어야 하죠.
그건 바라지 않기 때문에, ‘규모를 키우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에 관해 몇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다나베
노다 법랑의 도시락통은 꽤 오래전에 나온 제품인데 지금도 인기가 많습니다.
법랑은 금속 표면에 유리질 유약을 구워 붙인 소재입니다.
욕조나 시스템 주방처럼 큰 법랑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일본에 아직 몇 곳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 잡화처럼 작은 법랑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노다 법랑을 비롯해 얼마 남지 않았을 겁니다.
일본에서는 멸종 직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잡화점에서 볼 수 있는 냄비 같은 법랑 제품은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만들어집니다.

법랑은 장점도 많지만, 떨어뜨리면 깨지고 녹이 슬기도 합니다.
편리함만 따지면 스테인리스보다 못하죠.
그래도 법랑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능만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저희는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고 있습니다.
장인의 고령화 등을 이유로 계승이 어려워진 제조 기술이 많습니다.
제조업체들이 계속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작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사고 싶어 하는 제품을 만들어서 팔 수 있다면요.

더는 만들 수 없게 된 제품도 있나요?
다나베
알루미늄 데스크 램프가 그중 하나입니다.
헤라 짜기라는 기법으로 만드는데, 갓과 받침대 모두 선반을 사용해 하나하나 손으로 모양을 다듬습니다.
비슷한 데스크 램프는 전국 체인 생활 잡화 브랜드에서도 판매합니다.
동남아시아에서 프레스 방식으로 만들어 개당 약 7,000엔으로 저렴합니다.
프레스 방식은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금형 제작비가 하나에 약 100만 엔이어서 대량 판매할 수 있는 제품만 만들 수 있습니다.
금속 가공 기술은 특정한 사람을 위해 5개만 만드는 것처럼 세세한 수요에 대응하면서 발전해 왔습니다.
개별 주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기술입니다.
같은 모양이라면 헤라 짜기와 프레스 방식은 겉모습이 거의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저희 데스크 램프는 세금 포함 16,500엔입니다. 손익만 따지면 저희 제품은 손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품의 매력은 손익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이 제품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제품을 사용하는 기쁨’처럼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는 배경에 돈을 씁니다.

구라시키 이쇼에서는 종이 제품도 많이 만들지만, 제지 업체들도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이 100종을 만드는 업체와 종이 100종을 만드는 업체가 합병했다고 해보죠.
그러면 새 회사에서는 50종이 단종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저희가 좋아하는 종이는 대개 단종되는 50종에 들어갑니다.
그 종이를 원하는 사람이 있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없어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도자기 가마도 계속 줄고 있습니다.
힘든 일이고 자녀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형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한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옷은 대량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한 덕분에, 수십 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품질과 기능을 갖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게 됐습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대량 생산 제품만 많아지면 세상이 획일화됩니다.

저희는 무언가 멋이 있고 재미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비슷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고 있습니다.
구라시키 이쇼 아치브란치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아보세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만드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생활에 대한 애정이 깊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다나베 씨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에 공감하고, 팬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생활 잡화는 그저 무심코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이런 점이 좋아’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요.
손을 닦고, 요리를 담는 등 무심한 동작에도 ‘이 제품을 쓰는 게 참 좋다’는 마음이 더해진다면요.
매일의 생활이 조금씩, 하지만 분명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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