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야마시에서 태어나 현재 구라시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장식가가 있습니다.
2021년에 아티스트 생활 25주년을 맞은 노세 세이코 씨입니다.
‘장식가’라고 해도 세이코 씨 작품의 특징은 생명력이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입체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꽃과 나무 등 식물을 활용한 작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가로 폭이 50미터를 넘는 상당히 역동적인 작품도 있습니다.
재료 채집부터 직접 하는 등, 세이코 씨는 꽃과 함께 살아가며 식물의 세계에 계속 매료되어 온 아티스트입니다.
장식 활동 25주년을 맞아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돌아보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작품을 만드는 방식과 보여 주는 방식이 크게 달라져 온 듯했습니다.
식물 하나하나의 매력을 잘 아는 전문가만의 작풍 변화에도 주목해 보세요.
기재된 내용은 2021년 12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장식가 노세 세이코란

세이코 씨는 오카야마시 출신으로, 구라시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장식가입니다.
모어 비전 도쿄에 소속되어 있으며, 조형 집단 나니가시의 일원으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하우스 ‘페퍼랜드’에서 자라 예술과 아티스트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이코 씨.
학생 시절 놀러 간 음악 행사에서 바틱이라는 천 그림 장식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합니다.
“내 그림도 여기에 장식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티스트를 꿈꾸게 된 계기였습니다.
직접 그린 바틱을 들고 음악 행사에 찾아가 도장 깨기를 하듯 “장식하게 해 주세요!”라며 직접 담판을 지었습니다.
1996년에 첫 행사장 장식 작품을 공개했습니다.
현재는 디스플레이 전시와 프라이빗 파티 장식, 파이어 모뉴먼트 제작뿐 아니라 광고 촬영 미술 담당, 지면 광고, 아트 디렉션도 맡으며 폭넓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행사장과 의뢰인도 다양해졌습니다.
도쿄도 우에노 미술관, 오이타현립 미술관, 오카야마현립 미술관에서 설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기업이나 행사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미쓰비시지쇼, 산토리, 젝시, au, 니혼바시 미쓰코시, 야나세, 도쿄 타워, 니키 클럽, 서머소닉 등 1500곳이 넘는 행사장의 장식을 맡았습니다.
미관 지구에서는 가타라이자 오하라 혼테이와 구라시키 가마와 남이탈리아 요리 하시마야, 와노코코로 이마가와 등의 입구에 꽃 장식과 장식을 더하는 등, 가까운 곳에서도 세이코 씨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세이코 씨가 여러 차례 작품을 전시한 오하시 가문 주택에서는 25주년 기념 전시회도 열렸습니다.

“꽃은 살아 있는 생명체예요. 살아 있기 때문에 작품이 되면 다가오는 무언가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세이코 씨.
25년간의 발자취를 들어 보았습니다.
작품 제작에 필요한 식물은 모두 직접 개화 시기를 조절

“아티스트는 어떤 생활을 할까?”
소박한 궁금증이 생긴 필자는 평소 일하는 모습을 물어보았습니다.
“꽃 시장에 갈지, 채집하러 갈지는 그때그때 다르지만, 우선은 꽃을 아틀리에에 모아 둡니다.
꽃은 무척 섬세해서 설치할 행사장에 바로 보내면 이미 핀 꽃도 있고 아직 피지 않은 꽃도 생기거든요.
작품을 보실 때 가장 아름다운 상태가 되도록 꽃의 개성을 살펴보며 직접 개화 시기를 조절합니다.”
오카야마현 밖에서도 자주 활동하는 세이코 씨는 “이동 시간과 행사장 환경도 핵심”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특히 촬영 현장에서는 조명과 장비의 온도 때문에 설치하는 동안 20퍼센트는 꽃이 핍니다.
날씨와 기온, 습도, 이동 시간 등을 세밀하게 역산해 ‘앞으로 20퍼센트 더 피면 예쁘겠다’ 싶은 상태까지 직접 개화 시기를 조절합니다.”
세이코 씨는 필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치밀하게 계산하며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아티스트이기 전에 식물에 관한 지식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초반에 놀란 필자에게 세이코 씨는 웃으며 “꽃은 공주님들이에요”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꽃들이 가장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해야 해요.
이동하는 차 안에서는 꽃들을 위해 에어컨을 세게 틀기 때문에 따뜻한 계절에도 저는 패딩을 꼭 입어야 합니다.
반대로 에어컨 바람을 많이 쐬게 하고 싶지 않은 꽃은 차 뒤쪽에 두고 비닐을 씌우거나, 필요한 꽃에는 가습을 해 줍니다.”
세이코 씨는 설치 장소로 이동하는 일을 “공주님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식물의 세계에 매료되어 꽃집 일과 아티스트 활동을 병행

이제는 꽃을 다루는 솜씨도 작품을 보여 주는 방식도 전문가 수준인 세이코 씨.
바틱 제작으로 아티스트의 길을 개척한 세이코 씨는 언제 꽃을 만났을까요?
“꽃에 매료된 건 23살 무렵이었어요.
몇 달 동안 해외를 여행했는데, 유럽에 자주 갔습니다.
그때 현지에서 본 꽃 풍경이 아름다워 정말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척 인상적인 경험이었던 듯 일본에 돌아온 뒤에는 꽃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꽃의 생김새가 귀엽고 예쁘고 향기도 좋다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좋아함’”만으로 꽃의 세계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꽃집에서 일해 보니 상당한 육체노동이었습니다. “정말 몸이 힘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첫차를 타고 시장에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막차 시간 가까이까지 일하는 게 일상이었어요.
일은 고됐지만 꽃의 개성을 알아 가면서 식물 전체의 세계에 사로잡혔습니다.
식물은 정말 종류가 다양한 생물이에요.
빙하가 있는 곳에서도 땅속에 분포하는 식물이 있을 정도로 어디에나 적응하는 생물입니다.
‘정말 대단하네’ 싶었어요(웃음).
빙하의 세계를 선택해 살아가려는 유전자는 정말 대단하죠.”
꽃집에서 식물 세계의 깊이를 알게 된 세이코 씨는 몸이 힘들어도 점점 더 매료되었습니다.

한편 아티스트 활동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음악 행사 등에서 활동하면서 음악 업계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졌습니다.
아티스트로서의 생활도 점점 바빠졌습니다.
어느새 10년이 흘러 2007년 무렵에는 10일 동안 4개 현을 오가며 7개 행사장의 설치와 철거를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바빴던 시기에는 웨딩 현장까지 포함해 매주 2~3곳에서 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그 와중에도 꽃집 일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제가 꽃집 일을 쉬면 사장님이 하고 싶은 일을 못 하시잖아요.
그리고 저에게는 꽃집 일도 중요했기 때문에 그만둘 생각은 없었습니다.”

당시 너무 바빠 정신력만으로 버티던 날도 있었던 세이코 씨는 아무리 바빠도 꽃을 보면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꽃을 넣어 두는 ‘키퍼’라는 냉장고가 있는데, 문을 여는 순간 어떤 꽃이든 요염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줘요.
조명을 받아 반짝이고 향기도 좋아서 순식간에 저를 감싸 줍니다.
온몸으로 꽃을 느끼면 피로가 모두 풀려요.
저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세이코 씨가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품은 감사와 진심으로 “꽃이 좋아!”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넘쳐흘렀습니다.
활동의 중심을 구라시키로. 꽃집을 그만두자 작풍에 변화가

이제는 여러 행사에서 끊임없이 섭외를 받는 세이코 씨.
오사카와 도쿄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지만, 활동의 중심을 구라시키로 옮긴 것은 2012년이었습니다.
도쿄에서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뒤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그만두지 않았던 꽃집 일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일은 세이코 씨의 작풍이 달라지는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꽃집에서 일할 때 꽃은 ‘상품’이었어요.
꽃다발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텐데, 손님들이 기뻐할 만한 누구나 좋아할 만한 것을 만드는 것이 제 일이었죠.
아티스트로서도 좌우 대칭 장식 작품을 많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즐거운 제약이었지만 구라시키로 돌아오면서 꽃집을 그만두자 제약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만드는 것이 ‘상품’에서 ‘작품’으로 바뀐 순간이었어요.
‘꼭 가지런히 정돈하지 않아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죠.”

돌이켜 보면 구라시키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자연스럽게 ‘틀에 맞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본능에 따라 작품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본능’의 바탕에는 식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하나하나의 개성을 어떻게 살릴지 느끼는 과정이 있는 듯합니다.
“식물 하나하나의 형태를 보고 있으면 ‘지금은 여기로 가고 싶어!’라는 식물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그 꽃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으로 제가 다가간다고 할까요.
설계도에 맞춰 끼워 넣기보다는 식물의 목소리를 따라 움직이다 보니, 저는 점점 머리로 생각하지 않게 됐어요.
예전에는 좌우 대칭 작품만 만들었는데, 어느새 자연스럽게 사라졌어요.
식물들의 종이 된 듯한 느낌이 대단하죠(웃음).
본능과 후각으로 만들고 있어서 정말 즐거워요.”

또한 “스스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는 작품에 매력을 느끼지 않게 된 것 같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했습니다.
“뜻밖의 일이 일어나면서 작품을 만드는 것도 즐거워요.
예를 들어 최근에는 처음 함께 일하는 현장 스태프분이 ‘받침대 높이를 조금 더 높여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선생님께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하지만……’이라고 다들 말씀하시는데, 제게는 없는 아이디어가 계속 나와서 기뻐요.
오히려 알아차린 점은 얼마든지 말씀해 주셨으면 하고, 여러분과 함께 만드는 것이 진심으로 기쁩니다.”
직접 채집했기에 염원과 기운이 깃든 식물들의 에너지를 작품에서 느낄 수 있어요

꽃과 함께 아티스트로 살아오며, 꽃을 향한 사랑 덕분에 ‘상품’에서 ‘작품’으로 변해 온 25년.
아티스트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25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건 정말 기적이다!라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어요.
특수한 직종이고 작품 스타일도 독특해서, 의뢰를 받을 때마다 지금도 놀랍니다.
현을 넘나드는 이동이 많고, 작품에 따라서는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일이 이어져 늘 위험과 맞닿아 있어요.
지금 살아서 작품을 계속 만들 수 있다는 건 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요.
저는 꽃을 직접 사 오거나, 허가를 받고 산에 가서 식물을 베어 오는 등 재료를 모으기 때문에, 시간과 정성을 들인 만큼 ‘염원’과 ‘기운’이 식물들에 깃든다고 생각해요.
그 식물들이 작품이 되는 순간, 하나의 생명체처럼 변해요.
재료를 구해 행사장까지 옮기고 작품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에너지가 됩니다.
실물을 보지 않으면 작품이 지닌 에너지는 좀처럼 전해지지 않아요.
사진과 실물은 전혀 다르니, 행사장에서 에너지를 느껴 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작가의 한마디
인터뷰 내내 식물에 대한 사랑이 넘쳐흐르던 세이코 씨.
꽃집에서 일하던 시절 쌓은 식물 지식이 방대하기에, 지금의 세이코 씨는 식물들의 목소리를 듣고 본능에 따라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이코 씨는 말투가 무척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티스트인 한편, 작품은 생동감 넘치는 것들뿐입니다.
그런 반전 매력도 돋보이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25년을 거치며 변화해 온 세이코 씨와 수많은 작품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도 기대됩니다.
미관 지구에는 세이코 씨가 행사장 장식을 맡은 이벤트가 많습니다.
꼭 가까운 곳에서 세이코 씨의 작품을 통해 식물들의 생명력을 느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