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디자인 사무소 ~ 고객의 바람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다능공’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미지

목공 장인, 가죽·천 제품 제작자, 모자 제조업체, 일본화 화가까지….

오카야마현 가사오카시 오시마나카 지구에 있는 ‘셰어 아틀리에 우미노 고샤(이하 우미노 고샤)’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개성 넘치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테일러디자인 사무소(이하 테일러디자인)’를 운영하는 스기모토 가즈토시 씨도 웅장한 세토 내해를 바라보며 창작할 수 있는 이곳에 이끌린 크리에이터 중 한 명입니다.

우리와 가까운 듯하면서도 막상 어떤 곳인지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디자인 업계.

테일러디자인의 철학을 살펴보며 깊이 있는 디자인의 세계에 한 걸음 들어가 보겠습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3년 9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도쿄와 가사오카, 사람들과의 ‘만남’이 창의력을 엮어 내다

우미노 고샤 전경

테일러디자인이 입주해 있는 우미노 고샤.

2018년에 폐교한 오시마히가시 초등학교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목조 교사와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교실, 그리고 어딘가 따스함이 느껴지는 스기모토 씨의 작품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리움을 떠올리게 하는, 포근한 인상을 주는 공간입니다.

우미노 고샤의 설립 멤버이자 운영 주체인 비영리법인 ‘우미노 고샤 오시마히가시 초등학교’의 이사이기도 한 스기모토 씨.

디자이너를 생업으로 삼으며 개인 사업자로서 테일러디자인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중심으로 웹 디자인과 인테리어 설계, 제품 기획·입안까지 폭넓게 다루는, 말하자면 디자인 분야의 만능 해결사입니다.

우미노 고샤의 마스코트 ‘우미노 쓰쿠루’ 군
우미노 고샤의 마스코트 ‘우미노 쓰쿠루’ 군

테일러디자인을 창업했을 당시에는 도쿄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가사오카와 오가는 이른바 두 지역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여러 사람과의 인연이었다고 스기모토 씨는 말합니다.

스기모토 씨는 한 달에 몇 차례 고향인 가사오카에 돌아오곤 했습니다.

“고향과의 유대를 앞으로도 이어 가려면 무엇보다 강제력이 있는 일을 통한 관계가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해 정기적으로 가사오카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알렸다고 합니다.

그런 생각과 행동 덕분이었을까요. 학창 시절 선배와 가사오카시청 직원 등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고향 가사오카에서의 활동이 늘어났습니다.

복도(보정)

도쿄와 가사오카를 오가는 생활 방식이 자리 잡아 가던 무렵, 두 사람과의 ‘만남’이 스기모토 씨에게 큰 전환점이 됩니다.

‘서던트리’를 운영하는 목공 장인 미나미 도모유키 씨와 가죽·천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시루하(이하 시루하)’의 후지모토 신지 씨입니다.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가사오카에 창의력의 빛이 내리쬐는 이야기가 시작된 순간이었습니다.

우미노 고샤를 탄생시킨 사람들의 운명적인 ‘만남’이었습니다.

이후 스기모토 씨는 일과 생활의 중심을 우미노 고샤가 있는 오시마나카 지구로 옮겨 갔습니다.

물론 도쿄와의 인연도 잊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엮어 낸 테일러디자인의 창의성의 궤적.

도쿄와 가사오카에 ‘디자이너 스기모토 가즈토시’가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테일러디자인 사무소의 철학

스기모토 씨

도심과 지방.

환경과 문화는 물론 흐르는 시간마저 다른 두 지역을 오가며 매일 독창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테일러디자인.

스기모토 씨에게 ‘디자인’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핵심어는 ‘다능공’이었습니다.

‘디자인’을 향한 마음

간판

‘다능공’….

익숙하지 않은 말입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시공 과정에서 특정 직종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일을 해낼 수 있는 기능공’을 뜻한다고 합니다.

스기모토 씨는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태도와 콘셉트를 설명할 때 ‘다능공’이라는 말을 자주 꺼냅니다.

디자인 업계에서는 고도로 분업화·전문화된 디자이너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그래픽이면 그래픽, 웹이면 웹처럼 한 가지 숙련된 기술에 특화된 일종의 장인입니다.

반면 테일러디자인은 ‘하나로 이어지는 디자인’을 고집합니다.

로고, 전단, 패키지 등 인쇄물 디자인부터 홈페이지 같은 웹 디자인, 매장 설계 등의 공간 디자인까지 기획·입안 단계부터 종합적으로 브랜딩합니다.

통일감을 중시합니다.

말 그대로 ‘다능공’처럼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디자이너라는 점이 스기모토 씨의 정체성입니다.

서적

‘다능공’이기에 의뢰인에게 다가가 대화를 거듭하면서 저렴한 비용과 빠른 속도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지역’을 상대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최신 유행이나 자신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디자인을 밀어붙이기보다 고객의 보폭에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스기모토 씨는 말합니다.

지방 활성화나 지역 살리기의 이념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네요.

그렇게 함께 걸어온 의뢰인과는 이윽고 은근한 동료 의식이 싹트고, 오래 이어지는 신뢰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한 가지를 완벽히 익히기보다 다양한 기술을 두루 끌어올리고, 고객이 부담 없이 상담할 수 있는 문턱 낮은 디자인 사무소를 스기모토 씨는 지향합니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사무소

스기모토 씨는 프로젝트 전체에서 디자인의 위치는 기본적으로 후반부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콘텐츠의 내용이라고 합니다.

디자인의 표면적인 역할은 ‘형태를 다듬고 멋스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디자이너가 최소한으로 해야 할 역할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스기모토 씨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그 자체에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문제가 숨어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지…. 디자인에는 이를 발견하고 검증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생산자의 주장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반대로 잘 드러나지 않는 등의 문제를 찾아내고, 올바른 해결로 이끄는 도구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확고한 생각을 바탕으로 스기모토 씨는 ‘디자인’을 모든 방향에서 마주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다능공’으로서 제품에 처음부터 관여하면 시행착오를 거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의 가능성은 무한대입니다.

자연스레 미소가 번지는 디자인을 목표로

스기모토 씨가 디자인에서 추구하는 것은 ‘친근함’입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디자인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혼고 백화점

혼고 백화점 1(보정)
혼고 백화점 2(보정)

도쿄도 분쿄구에 있는 혼고 상점회입니다.

‘개성 넘치는 점주라는 브랜드가 모인 백화점’을 기치로 내걸고, ‘혼고 백화점’이라는 이름으로 3개월간 상점가 활성화 캠페인 행사를 열었습니다.

2015년의 일입니다.

스기모토 씨는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로서 기획 전체의 시작부터 디렉팅까지 맡았습니다.

다른 디자이너와 사진작가, 작가들과 협업해 무료 소식지, 포스터, 쇼핑백, 포장지, 점주들의 초상화가 그려진 가로등 깃발 등을 제작했습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대신, 인터뷰를 통해 점주 자신의 ‘사람으로서의 매력’을 끌어낸 점이 특징입니다.

2015년 굿 디자인상을 수상하고, 2016년 일본 타이포그래피 연감에 입선했습니다.

지역 백화점을 본뜬 인상적인 로고가 눈길을 끕니다.

혼고 백화점 3(보정)

셰어 아틀리에 우미노 고샤

우미노 고샤 1(보정)
우미노 고샤 2(보정)

오시마히가시 초등학교가 폐교된 지 약 3년 뒤인 2021년, 가사오카 변두리의 작은 배움터에 다시 생명의 빛이 켜졌습니다.

셰어 아틀리에 우미노 고샤의 탄생입니다.

운영 사업자 5곳 중 한 명인 스기모토 씨는 바다와 산에 둘러싸인 셰어 아틀리에의 종합 디자인을 도맡았습니다.

눈 아래로 펼쳐지는 웅장한 세토 내해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60년 넘은 목조 교사.

두 공간을 수평선으로 부드럽게 이어 디자인한 로고는 ‘창의성의 숨결’을 단순하면서도 힘 있게 전합니다.

이 로고 역시 혼고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2022년 일본 타이포그래피 연감에 입선했습니다.

또한 셰어 아틀리에 우미노 고샤가 주최하는 공예 마르셰 ‘우미노이치’ 관련 디자인도 맡았습니다.

우미노 고샤 3
우미노이치(2021년 12월 4일·5일) ~ 가사오카시의 셰어 아틀리에 우미노 고샤에서 물건과 경험을 만들어 내는 행사 개최

오노 주류점

2016년 일본 타이포그래피 연감 입선
2016년 일본 타이포그래피 연감 입선
오노 주류점 2(보정)

스기모토 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건축 사무소가 건물을 새롭게 단장하게 되면서, 캐치프레이즈와 로고 디자인 등 브랜딩 작업에 참여하게 된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의 오노 주류점입니다.

‘그저, 그저, 아낌없이’를 주제로 내걸고, 구하기 어려운 유명 일본주를 다양하게 갖춘 주류점입니다.

로고는 술병의 주둥이를 강조해 현대적인 일본풍의 인상과 오랜 역사를 지닌 노포다운 분위기라는 두 가지 면을 표현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아낌없이 힘을 쏟는 오노 주류점의 자세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야오쿠마가와

2021년 일본 타이포그래피 연감 입선
2021년 일본 타이포그래피 연감 입선
야오쿠마가와 4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 지구(중전건)이자 일본유산으로 지정된 후쿠이현 와카사 지방 사바 가도의 역참 마을, 구마가와주쿠입니다.

산 깊은 마을에 자리한 옛 민가를 개조한 숙박 시설이 야오쿠마가와입니다.

스기모토 씨의 대학 시절 선배가 고향인 후쿠이현으로 돌아와 구마가와주쿠의 단독 주택을 사무실 겸 여관으로 개조했습니다.

그때 테일러디자인 사무소가 로고와 웹사이트 제작을 의뢰받았습니다.

야오쿠마가와가 전하고 싶은 것은 ‘신사와 사찰, 자연, 식문화 등 팔백만 신이 만들어 내는 지역의 풍요로움을 느껴 주셨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야오’는 ‘많다’는 뜻으로, ‘야오쿠마가와’는 ‘구마가와주쿠의 다양한 매력이 가득 담긴 곳’을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그 땅에 깃든 신들이 불쑥 얼굴을 내밀고 이쪽을 바라보며 맞아들이는 듯한 디자인은 신비로우면서도 어딘가 귀엽습니다.

야오쿠마가와 3(보정)

매력적인 디자인을 꾸준히 만들어 내는 스기모토 씨.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테일러디자인 사무소 기본 정보

외관
이름테일러디자인 사무소
소재지오카야마현 가사오카시 오시마나카 2553 셰어 아틀리에 우미노 고샤(가사오카 사무소)
주차장있음
담배금연(지정 구역에서만 흡연 가능)
화장실양변기
홈페이지테일러디자인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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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시민 작가
다케이 유카
다케이 유카

가사오카 제도의 마나베섬에 살고 있습니다. 지역 활성화 협력대 대원, 작가, 아마추어 문화인류학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골목길 탐방, 격투기 관람, 라멘 맛집 탐방 등 관심사가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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