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아 2025년이 시작됐습니다.
연초의 큰 행사 중 하나로 하쓰모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저는 올해(2025년) 전년액에 해당합니다. 액년은 특정 나이에 재난이나 불운을 겪기 쉽다고 여겨지는 해를 말하며, 그 전해인 전년액은 액년이 시작되기 전 해이므로 재난이나 불운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2025년을 건강하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액막이로 유명한 고지마에 있는 유가산에 하쓰모데를 다녀왔습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5년 1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유가산이란
원래 유가산은 산의 이름이지만, 유가산에 있는 신사나 사찰을 가리켜 유가산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일대 전체를 통칭하는 지명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유가산에는 액막이의 총본산으로 불리는 유가 신사본영과 액막이 사찰로 알려진 유가산 렌다이사가 있습니다.
유가 신사본영과 유가산 렌다이사는 메이지 시대 신불분리령 이전에는 하나의 ‘유가 다이고곤겐’으로 신앙의 대상이었으며, 지금도 두 곳을 함께 참배하는 사람이 많은 듯합니다.
평소에는 유가산 렌다이사에 주차장이 세 곳 있고, 유가 신사본영에는 오모테산도 제1주차장이 개방됩니다. 하쓰모데 기간에는 구라시키 시립 고토우라키타 초등학교 옆에 임시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유가산 렌다이사 주차장을 이용하면 유가 신사본영 오모테산도에 있는 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되므로, 다리와 허리에 자신이 없는 분께 추천합니다.
반면 유가 신사본영 주차장에서 걸어가면 유가 신사본영의 명소 중 하나인 ‘액막이 돌계단’을 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액막이를 위해 방문했기 때문에 유가 신사본영 임시 주차장에서 유가 신사본영으로 향했습니다.

유가 신사본영에서 액구를 던지고 부적을 받는 하쓰모데
액막이 돌계단을 다 오르면 국가 등록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비젠야키 대도리이가 맞이해 줍니다.

오카야마현의 대표적인 하쓰모데 명소인 만큼, 제가 참배한 1월 2일 오후에는 약 20분 동안 줄을 섰습니다. 하지만 줄을 서 있는 동안에도 멋진 비젠야키 도리이나 부적 등을 구경할 수 있어, 어느새 향로 앞에 도착했습니다.
참배객의 몸을 정화하는 데 사용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이날도 ‘온몸의 액운이 씻겨 나가기를’ 바라며 연기를 쐬었습니다.

향로를 지나면 드디어 본전입니다. 새전을 넣고 방울을 울려 신을 부른 뒤, 두 번 절하고 두 번 박수 친 다음 한 번 절하며 참배했습니다. 하쓰모데로 북적이는 경내지만, 참배하는 몇 초 동안은 늘 주변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져 참배에 집중할 수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참배를 마친 뒤에는 참배 대기 줄에 서 있을 때 눈여겨봤던 액구를 받아, 배전 왼쪽 앞에 있는 작은 돌다리 ‘야쿠바시’를 건너 ‘액구 의식 봉납소’로 향합니다.

액운과 재앙을 봉한 액구를 봉납소에 적힌 커다란 ‘액’ 자를 향해 힘껏 던지면, 도자기 액구가 액 자에 부딪히는 동시에 경쾌한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 납니다. 이걸로 액막이는 완벽합니다.

그래도 전년액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어 부적도 받기로 했습니다.
액막이 부적은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늘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가미시로마모리를 골랐습니다.

가미시로마모리는 다섯 종류이며, 제가 고른 초록색 부적은 ‘액막이 건강’ 부적입니다. 은은한 색감이 아름다운 이 부적에는 가미요 화지가 사용됐습니다. 유가 신사본영처럼 헤이안 시대부터 기술이 이어져 온 화지라고 합니다.
크기가 작아 1년 동안 지갑에 넣어 다닐 생각입니다.
유가산 렌다이사에서 촛불을 밝히고 원숭이 공연을 즐기는 하쓰모데
유가 신사본영에서 액막이 하쓰모데를 즐기고 돌아가려던 참에, 옆에 있는 유가산 렌다이사에서도 하쓰모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안내 표지판을 따라 유가산 렌다이사로 향합니다.

‘하쓰모데’라고 하면 왠지 일본의 옛 풍습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일본에서 하쓰모데가 일반화된 것은 메이지 시대 무렵입니다. 간토 최초의 전철로 유명한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역에서 가와사키 다이시까지 이어지는 노선(다이시 전기철도, 현재의 게이힌 급행 다이시선) 연선에 있는 가와사키 다이시가 ‘하쓰모데는 가와사키 다이시’라는 광고를 낸 것이 계기라고 합니다.
가와사키 다이시는 진언종 사찰입니다. 즉, 하쓰모데의 기원은 사찰이므로 절에서 하쓰모데를 하는 것도 맞습니다.
유가산 렌다이사에서는 매일 액막이를 비롯한 기도를 올립니다. 기도를 받지 않아도 본당에 참배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본당에 있는 액막이 초에 불을 밝히고 한 해 동안의 평온을 기원했습니다.
유가 신사본영은 매우 붐볐지만, 유가산 렌다이사는 사람이 많아도 고요한 분위기가 두드러졌습니다. 신사는 신에게 감사와 기도를 드리는 곳, 사찰은 불교의 가르침에 따라 마음을 정화하는 곳입니다. 참배객들도 각 장소에 어울리는 하쓰모데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본당을 나오자 닛코 사루 군단의 원숭이가 거리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원숭이 공연은 에도 시대부터 일본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 예능 중 하나입니다. 원숭이는 ‘떠나다’라는 뜻의 일본어와 발음이 같아 ‘마귀를 쫓는다’고 믿었으며, 신의 사자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원숭이 공연은 ‘나쁜 것은 물리치고 좋은 일을 얻는다’는 매우 길한 공연입니다.
액막이를 기원하며 참배하고, 길한 원숭이 공연도 구경하며 하쓰모데를 마음껏 즐겼습니다.
작가의 한마디
2023년 12월 간토에서 구라시키로 이주한 뒤 처음 맞이한 구라시키의 새해입니다.

유가 신사본영만의 독특한 ‘액구 의식’과 전통 수공예로 만든 가미시로마모리, 유가산 렌다이사에서의 엄숙한 하쓰모데와 그 옆에서 펼쳐지는 길한 원숭이 공연. 모두 구라시키에 와서 처음 경험한 것들이라 새해를 신선한 기분으로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유가 신사본영과 유가산 렌다이사에서는 연중 액막이 기도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쓰모데 기회를 놓쳤더라도 부담 없이 참배하러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