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사업가 오하라 마고사부로의 후원 아래 화가로 활동하면서 많은 서양화를 수집해 오늘날의 오하라 미술관의 초석을 다진 서양화가 고지마 도라지로.
그의 잘 알려지지 않은 발자취를 조명하는 강연회가 2026년 3월 8일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에서 열렸습니다.
강연과 대담에서는 도라지로가 서양화뿐 아니라 고대 이집트(이하 ‘이집트’로 표기)와 중국 등 다양한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여 자신의 창작과 수집 활동으로 이어 갔는지에 관해 여러 논의가 오갔습니다.
이문화의 전도사로서 도라지로의 잘 알려지지 않은 면모를 살펴본 강연회 현장을 전합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6년 4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이번 강연회에 관하여

강연회 전반부에서는 서양 미술사를 전공한 오하라 예술연구소 소장이자 오하라 미술관 관장인 미우라 아쓰시 씨와 이집트 고고학 전문가인 구라시키 고고관 관장 야마하나 교코 씨가 고지마 도라지로의 잘 알려지지 않은 면모를 독자적인 시각으로 소개했습니다.
후반부에는 고지마 도라지로의 손자이자 가케 미술관 관장인 고지마 가이타로 씨도 토론에 참여해,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융합한 도라지로의 보기 드문 재능과 감성에 관해 다각적인 관점에서 활발한 논의를 펼쳤습니다.
고지마 도라지로의 다면성과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으로서의 모습

미우라 관장은 강연에서 도라지로를 단순한 ‘화가’나 오하라 미술관의 컬렉션을 구축한 ‘수집가’라는 틀을 넘어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으로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도라지로는 화가인 동시에 디자이너, 사진가, 도예가 등 오늘날의 멀티 크리에이터에 해당하는 면모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서양(벨기에와 프랑스)뿐 아니라 중국, 조선, 이집트 등 세계 곳곳을 동서로 누비며 다양한 문화를 자신의 창작 활동에 녹여 냈습니다.
유학을 통해 ‘빛의 화가’로 변모하고 독자적인 표현을 펼치다
도라지로의 화풍은 유럽 유학, 특히 벨기에에서 접한 루미니즘(신인상파에 가까운 빛의 표현)의 영향을 받아 유학 전의 어두운 색조에서 밝은 색채를 발산하는 ‘빛의 화가’로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대표작 ‘기모노를 입은 벨기에 소녀’에서 볼 수 있듯이, 서양의 회화 기법에 일본 기모노를 결합하는 등 당시 해외에서 유행하던 자포니즘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라 일본인으로서 독자적인 시각을 지녔다고 합니다.
자포니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주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유행한 일본 취향과 일본 미술의 영향을 가리키는 말로, 인상파 예술가 등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또한 2026년 3월 29일(일)까지 나카노시마 고세쓰 미술관(오사카시)에서 열린 특별전 ‘오하라 미술관 소장 명화 여행 ― 도라지로의 꿈’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이 특별전에서는 도라지로가 수집한 오하라 미술관 소장 명화와 함께 도라지로가 그린 작품도 다수 전시되었습니다.

미우라 관장은 그중에서도 염소와 매화를 밝은 묘사로 표현한 ‘봄의 빛’이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습니다.
고대 오리엔트 문명에 대한 깊은 통찰과 정교한 모사

야마하나 관장은 도라지로가 실제로 이집트를 방문하기 전부터 자신의 창작물에 고대 오리엔트의 모티프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고 소개했습니다.
1915년 도라지로가 디자인한 쓰케사게 기모노에는 아시리아의 부조와 로마풍 인물, 그리고 해독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하게 모사한 이집트 상형문자가 그려져 있어 도라지로의 비범한 시각적 기억력과 묘사력을 보여 줍니다.

이 기모노에는 태양을 중심으로 좌우에 ‘서방 세계’와 ‘동방 세계’가 대칭으로 그려져 있으며, 앞서 언급한 모티프는 서방(이집트, 로마, 메소포타미아)을 이미지로 삼아 디자인했습니다.

또한 동방의 모티프로 인도네시아의 가루다(일본의 가루라)와 아시아 전역에서 농경에 쓰이는 물소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건축·장식에 나타난 ‘동서 문명의 융합’
구라시키시 사카즈에 현존하는 도라지로의 옛 아틀리에 ‘무이손소’.
그 안에 있는 일본식 건축물 ‘무이도’에는 이집트풍 사자와 연꽃, 이슬람풍 문양, 중국풍 요소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야마하나 관장은 이러한 장식이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좌우 대칭(시메트리)’과 ‘연속 문양’을 염두에 두고 도라지로만의 감성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일본을 무대로 동서 문명을 융합한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서 문화의 왕복과 ‘빨강’의 추구

고지마 가이타로 씨가 참여한 토론에서는 도라지로가 단순히 서양 문화를 일본으로 가져온 데 그치지 않고, 자포니즘처럼 동양의 미가 서양에 미친 영향을 재확인한 뒤 이를 다시 일본으로 가져오는 ‘왕복 운동’을 했다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그 한 예로 동양 도자기가 서양 아르누보 작가들에게 미친 영향이 거론되었으며, 실제로 그 작품을 일본으로 가져온 일 등에 관해 미우라 관장과 고지마 가이타로 씨가 논의했습니다.

또한 도라지로의 작품과 수집품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인상적인 ‘빨강’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고향인 다카하시시 나리와초에서 생산되는 재팬 레드·벵가라의 영향과 염색에 대한 깊은 조예 등을 바탕으로 도라지로의 색채 감각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다각도로 추측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라지로의 전체 모습을 밝혀내려면 서양 미술, 고고학, 도예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며, 그의 가능성은 여전히 모두 밝혀지지 않은 깊이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공유되었습니다.

작가의 한마디
강연을 통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서양화가이자 컬렉터로서의 도라지로와는 또 다른 면모가 드러난 듯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남은 것은 고향인 다카하시시 나리와초를 향한 마음이었습니다.
도라지로가 좋아한 ‘붉은색’에는 나리와초에서 생산되는 벵가라가 만들어 내는 ‘재팬 레드’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또 기모노에 그려진 가루라(가루라)에 대해서는, 같은 나리와초에서 시작된 향토 예능인 ‘빗추 가구라’에 등장하는 ‘사루타히코노미코토’와 통하는 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사루타히코노미코토는 텐구의 원형이라고도 하는 붉은 가면이 특징인 신으로, 까마귀 텐구의 원형이라고 하는 가루라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고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력을 펼쳐 보았습니다.
앞으로 다각적인 시각에서 ‘문화를 넘나드는 사람’으로서 도라지로의 알려지지 않은 면모가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
고지마 도라지로, 서쪽으로 동쪽으로~시대를 달려온 발자취를 이야기하다~ 기본 정보

| 이름 | 고지마 도라지로, 서쪽으로 동쪽으로~시대를 달려온 발자취를 이야기하다~ |
|---|---|
| 개최일 | 2026년 3월 8일(일) 오후 3시~오후 4시 30분 |
| 장소 | 구라시키 시립미술관 강당 |
| 참가 비용(세금 포함) | 무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