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쓰시마 ~ 섬사람들이 심은 수선화 향기가 퍼지는 오카야마현 최남단의 섬

무시마 수선화

섬 주민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시마하마 양조장 이세키 료헤이 씨

무시마하마 양조장 이세키 료헤이 씨

이세키 씨가 무시마로 이주하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이세키(경칭 생략)

저는 오사카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조부모님이 원래 무시마에 사셨어요. 어릴 때부터 매년 오봉 때면 섬에 돌아왔습니다.

바다에서 놀거나 친척 집을 찾아다니며 여기저기서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하고 인사를 나눴죠.

오사카에는 그런 풍경이 없잖아요. 그래서 매년 무시마에서 보내는 여름이 기다려졌습니다.

무시마 수선화

고등학교 2학년이 된 뒤로는 섬에 가지 않았지만, 사회인이 된 후 “오토리 신사 축제에서 가마를 메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고 매년 골든위크에는 무시마에 다니게 됐습니다.

그때까지 여름의 활기찬 무시마만 알고 있었기에 “아, 여름 외에는 이렇게 사람이 적구나” 하고 놀랐습니다.

오토리 신사

인상 깊었던 건 처음으로 축제를 도우러 섬에 돌아갔을 때의 일입니다.

섬 아저씨들이 바로 저기 있는 드럼통을 둘러싸고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옆을 지나가자 “누구네 아이냐?”고 물으셨어요. 할머니 이름을 대며 “하루에의 손자 료헤이입니다”라고 했더니 “어서 와”라고 해주셨죠.

잊고 지냈던 인간미가 벼락을 맞은 듯 번쩍 되살아났습니다. “아, 좋다, 무시마!”라고 생각했어요.

그 무렵 저는 오사카에서 일하는 영업사원이었습니다. 일하면서 여러 사람과 대화했지만,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아니었고 즐겁다고 느끼지 못하는 나날이었어요.

그런데 아저씨들과 드럼통을 둘러싸고 나눈 대화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온기가 느껴지는 인간미 있는 대화였죠.

그때 마신 캔맥주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값싼 술이었는데도 정말 맛있었어요.

드럼통

무시마가 어떤 곳이냐고 물으면 “사람이 부족하다”거나 “저출산 고령화” 같은 과제 이야기만 나오기 쉽습니다. 저는 그게 와닿지 않았어요.

좋은 곳이고, 정말 좋아하니까요.

그 마음을 제 나름대로 확인하고 표현하고 싶었고, 무시마에서 살면서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주라는 꿈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무시마에서 살겠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2년 동안 고령화 사회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간호를 배우는 전문학교에 다니기도 했습니다.

오사카에 살면서도 무시마에는 종종 돌아왔습니다. 학생들의 인턴 활동에도 참여했어요.

그러던 중 인연이 닿아 지역 활성화 협력대로 일하게 되었고, 32세 때(2016년) 무시마로 이주했습니다. 이주하고 싶다고 생각한 지 약 10년 뒤였죠.

맥주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무시마로 이주한 뒤 무엇을 할지는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섬에서 살면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어서 와”라고 말해주는 분들은 예전에 어떤 생활을 하셨을까?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다 보니 “수십 년 전 무시마에서는 보리와 콩, 고구마를 많이 재배해 보리밭이 펼쳐져 있었다”고 알려주셨어요.

푸른 세토 내해를 배경으로 황금빛 보리가 흔들리는 풍경을 상상하며 “정말 아름다웠겠구나. 되살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2017년에 되살아난 보리밭 제공: 이세키 료헤이 씨
2017년에 되살아난 보리밭 제공: 이세키 료헤이 씨

그 보리로 무엇을 할까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제가 좋아하는 맥주였습니다.

사람을 통해 소개받은 오카야마현의 기비도테시타 맥주 양조장에서 배우며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고, 2019년 3월 무시마에서 양조 면허를 취득했습니다.

처음부터 맥주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기비도테시타 맥주 양조장의 나가하라 회장님이 스승이 되어 개업까지 함께해주셨습니다.

스승님께서는 맥주 만드는 법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누구를 기쁘게 하는 상품인가”처럼 상품의 중심에 깃든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제공: 이세키 료헤이 씨
제공: 이세키 료헤이 씨

2019년 8월부터 이 양조장 겸 바를 시작했습니다. 여행객이나 고향에 돌아온 분들이 들러주십니다.

기본 맥주 외에도 요청이 있으면 지역의 오리지널 크래프트 맥주도 만듭니다.

무시마하마 양조장

오리지널 잔을 만들었는데, 눈앞의 풍경을 걸어 다니는 검은 고양이 ‘자무’를 그려 넣었습니다.

무시마하마 양조장 잔

풍경이랑 똑같죠? 운이 좋으면 자무가 실제로 이곳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언젠가 무시마의 보리와 가사오카 이마이의 홉, 무시마 수선화에서 얻은 효모로 ‘올 가사오카’ 맥주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이세키 씨가 느끼는 무시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이세키

섬 인구는 적지만, 오사카에 있을 때보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훨씬 강하게 들어요.

소통에서 사람다운 온기가 느껴지는 점이 정말 좋습니다.

무시마하마 양조장에서 바라본 풍경

오사카에서 살 때부터 무시마는 ‘보물창고’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옛날 방식의 생활, 사람들 사이의 상호부조 관계와 소통.

그런 것들은 번거로움과 맞닿아 있지만, 그것을 원하는 사람이 저뿐만은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혼자 있고 싶을 때면 등대에 갔어요. 배낭에 몰래 넣어둔 캔맥주를 혼자 마셨죠. 돌아오면 여러 사람이 말을 걸어줬고요. 그 차이가 정말 좋았습니다.

방문객들이 무시마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길 바라시나요?

이세키

제게 무시마는 관광지라기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입니다.

여럿이 와서 왁자지껄하게 즐기기보다는 “요즘 재미가 없네”라고 느끼는 사람이 혼자 훌쩍 찾아와 인적 드문 자연 속에 머물거나, 운 좋게 드럼통 회의가 열리고 있다면 섬 아저씨들이 말을 걸어주는 곳이죠.

그런 대화를 통해 사람의 온기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그랬지만, 사회생활 2~3년 차에는 “이대로 살아도 괜찮을까?” 하고 고민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아저씨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해 “아, 지금 하는 일은 시시하네. 다른 걸 해보자”라는, 안 좋은 스위치를 눌러주는 곳이라고 할까요(웃음).

살아가는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는 섬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시마하마 양조장

작가의 한마디

한번은 꼭 보고 싶었던 무시마 등대와 수선화 풍경을 드디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귀여운 안내자 얼룩무늬 고양이를 따라가니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아 기뻤습니다.

무시마 수선화

수선화는 2월 중순쯤까지가 절정이지만, 이세키 씨의 이야기를 듣고 계절에 상관없이 찾아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조금 긴장되지만 드럼통 회의에도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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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시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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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반(고바야시 미키)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하는 포토라이터입니다. 2017년에 오카야마현 아사쿠치시로 이주했습니다. 오사카부 출신입니다. 발 빠르게 돌아다니며 방문하고 싶어지는 구라시키 정보를 소개합니다. 다네마쓰야마 공원을 무척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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