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감도 화가 오카모토 나오키 씨 인터뷰 ~ 변화하는 거리 풍경을 당시의 생활상과 함께 남기고 싶다

조감도_대표 이미지

구라시키의 거리를 보며 ‘옛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이구나’라고 생각한 적,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특히 미관 지구 주변에는 역사적인 건축물이 많고, 건물은 그대로 둔 채 내부만 리모델링한 시설이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수십 년 전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구라시키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현지인이라면 ‘내가 학생이었을 때와 비교하면 정말 많이 변했구나’라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구라시키 거리의 변화를 직접 지켜본 사람 중 한 명이 조감도 화가 오카모토 나오키 씨입니다.

오카모토 씨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구라시키의 거리를 2005년판과 1963년판으로 그려 당시의 모습을 남겼습니다.

이제는 구라시키 곳곳에서 볼 수 있게 된 오카모토 씨의 조감도.

무엇이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였는지, 제작 과정은 어떤지 궁금해진 필자는

오카모토 씨의 아틀리에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1년 11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오카모토 나오키 씨는 어떤 사람? 구라시키시 출신 화가

조감도_오카모토 씨①
오카모토 씨의 아틀리에. 실제 크기의 조감도와 유화 등이 놓여 있다

오카모토 씨는 구라시키시 출신의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태어나고 자란 구라시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지냈고, 이후에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유화 등 회화를 배웠습니다.

귀국한 뒤에는 요코하마시에 살면서 간토를 거점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갔습니다.

조감도 화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구라시키로 돌아온 2002년이었습니다.

고향 구라시키의 거리를 남기기 위해 4년 반에 걸쳐 구라시키 중심 시가지 주변을 그린 ‘2005년판’ 조감도를 제작했습니다.

그 후 다시 4년을 들여 같은 지역의 ‘1963년판’ 조감도를 제작했습니다.

현재는 네 곳의 미술 교실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한편, 자신의 작품 활동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조감도_비스듬한 각도
왼쪽이 1963년판, 오른쪽이 2005년판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조감도는 크기가 다양하지만, 이른바 원본으로 여겨지는 것은 사진에 나온 실물 크기 작품입니다.

2미터 정사각형이라는 압도적인 크기의 ‘실물 크기 조감도’는 오카모토 씨의 작업실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구라시키시 구라시키 모노가타리칸 행사와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50주년 파티 등에서 전시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실물 크기로 볼 기회는 좀처럼 없지만, 축소판 조감도는 하야시 겐주로 상점이나 구라시키시 구라시키 모노가타리칸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조감도_기념품
하야시 겐주로 상점에서 판매하는 ‘구라시키 조감도 1963년판’(세금 포함 1,650엔)

1963년판과 2005년판을 비교해 보면 변해 가는 거리의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세대를 넘어 구라시키의 거리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조감도와 지금의 거리를 비교해 보면 구라시키의 역사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어 추천합니다.

오카모토 씨는 이 밖에도 모교인 곤코 학원 중학교·고등학교 주변과 오카야마시 등의 조감도도 제작했습니다.

곤코 학원 조감도
곤코 학원 조감도
오카야마시 조감도
오카야마시 조감도

그런데 오카모토 씨는 왜 조감도를 그리게 되었을까요?

또 오카모토 씨만의 조감도 그리는 방법이 있을까요?

여러 조감도를 제작해 온 오카모토 씨에게 조감도에 대한 고집을 직접 물어봤습니다.

변해 가는 구라시키. ‘지금’의 거리를 남기는 방법으로 선택한 ‘조감도’

조감도_확대①

‘구라시키의 거리를 남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요코하마에서 구라시키로 돌아온 2002년이었습니다.

실제로 구라시키 거리를 걸으며 ‘와, 생각보다 구라시키가 많이 변했네……’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제가 살던 때와 꽤 달라진 거리를 보면서 사진도 찍고 스케치도 했어요. 그러다 한눈에 거리의 변화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했을 때 ‘조감도를 그려 보자!’고 떠올랐죠.”

‘조감도’라는 말이 문득 떠오른 것은 예전에 한 번 조감도를 그려 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카모토 씨는 요코하마에 살던 시절, 도쿄의 부동산 회사 의뢰로 조감도를 그린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를 돌아보며 오카모토 씨는 “조감도를 그리려고 구석구석까지 관찰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걸어 다니다 보면 그 거리를 정말 잘 알게 돼요. 사진을 찍으며 거리를 걷고, 찍은 사진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면 거리의 모습을 기억하게 되거든요. 그곳에 대한 애정이 생기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조감도_확대②

오카모토 씨의 조감도는 ‘액소노메트릭’이라는 기법으로 그립니다.

건물의 실제 치수를 알아야 그릴 수 있는 그림인 동시에, 그림에서 건물의 크기를 산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완성까지 시간이 걸리는 기법이지만, 오카모토 씨는 도쿄에서의 경험에 대해 “제작 과정도 즐거웠다”고 합니다.

“구라시키의 거리도 조감도로 남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오카모토 씨의 고집, ‘축척은 500분의 1’

조감도_오카모토 씨②
포인터를 들고 작품을 소개하는 오카모토 씨

조감도는 보통 축척이 2,500분의 1 정도입니다.

반면 오카모토 씨는 500분의 1 축척으로 그립니다.

오카모토 씨 말로는 500분의 1 축척으로 조감도를 그리는 사람은 아마 자신뿐일 것이라고 합니다.

굳이 500분의 1로 그린다고 말할 만큼, 사실 축척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왜 500분의 1을 고집하냐면, 실물 크기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의 생활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기에 이상한 아줌마가 있네!라든가, 옥상에 고양이가 있네! 같은 거죠. 500분의 1이면 생활 모습을 간신히 그려 넣을 수 있어요.”

조감도_사람
실물 크기 작품을 자세히 보면 사람과 오토바이까지 그려져 있다

건물의 축척뿐 아니라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도 그립니다.

그래서 오카모토 씨의 조감도에서는 당시 생활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카모토 씨는 구라시키 이외의 조감도 제작 뒷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곤코 학원 조감도에는 저도 걸어 다니고 있어요. 친구와 함께 셋이서요. 실제로 그때 같이 학교에 다녔거든요.”

곤코 학원 조감도
곤코 학원 학생 시절의 오카모토 씨도 그려져 있다

장난기 가득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카모토 씨의 미소가 필자의 기억에 남았습니다.

오카모토 씨만의 조감도 제작 과정

하지만 축척이 500분의 1이면 크기가 2미터 정사각형을 넘습니다.

어떻게 제작하는 걸까요?

“비결은요, 500분의 1 크기를 100장으로 나누는 거예요. 원도를 한 장씩 그리는 거죠.”

조감도_원도
원도의 일부. 오른쪽 아래에 ‘96’이라는 일련번호가 있다.

“1번부터 100번까지 일련번호를 매겨 두었기 때문에 원도 100장을 그리면 실물 크기의 조감도가 완성되는 거예요.”

간단하게 말하는 오카모토 씨였지만, 100장이나 그리는 일은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색을 입혀 실물 크기로 완성하기까지 4년 반이나 걸렸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듣기만 해도 아득해지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지만, 오카모토 씨는 이때도 즐거운 듯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구역을 나눠 조감도를 그리는 건 제가 고안한 방법이에요. 제가 아는 한 조감도를 그리는 방법으로는 세계 최초의 기법일 겁니다.”

밑그림이 완성되면 드디어 색을 입힙니다.

색칠 방법을 물어보니 컴퓨터에서 색을 지정해 단색으로 칠한 부분과 손으로 직접 칠한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조감도_단색 칠하기
컴퓨터에서 색을 지정해 단색으로 칠하고 있다
조감도_손그림
손으로 색칠한 부분도 많습니다

손으로 색칠할 때 사용하는 것은 놀랍게도 코픽 마커와 색연필입니다!

“새 건물의 옥상은 제자에게 색을 지정해 주고 빈틈없이 칠해 달라고 합니다. 반대로 오래된 건물은 색연필이 좋죠. 그러데이션을 넣기 쉽거든요.”

원본 그림 100장에 한 장씩 색을 입히고, 게다가 손으로 색칠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조감도를 더욱 찬찬히 보고 싶어졌습니다.

색을 입힌 원본 그림은 마지막으로 오카모토 씨의 제자가 컴퓨터에 옮겨 담아 100장 분량을 이어 붙입니다.

조감도_실물 크기

그렇게 마침내 실물 크기의 조감도가 완성됩니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앞으로 그려 보고 싶은 것

조감도 하나를 그리는 데 수년씩 매달리는 오카모토 씨.

크기와 그리는 방법 등 여러 가지로 공을 들이는 부분을 들려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그려 보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묻자, 쑥스러워하면서도 힘 있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조감도_오카모토 씨③

“그러게요… 빈고는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빈젠과 빈추는 그렸으니, 빈고를 그리면 이 지역 일대의 조감도가 모두 갖춰지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파리도 그리고 싶었어요. 5년 반 동안 살았는데, 길도 넓고 루브르 미술관 같은 유명 미술관은 전부 한 장에 담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지금의 구라시키일까요. JR 구라시키역 앞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도 꽤 많이 바뀌었거든요. 구라시키는 꼭 그리고 싶어요.”

작가의 한마디

조감도_업로드①

“조감도는 ‘새의 눈’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벌레의 눈’으로 그립니다.”

취재 중 오카모토 씨가 한 이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감도 자체는 새의 눈처럼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그린 것이지만, 실제로 그릴 때는 정반대의 시점이 중요합니다.

몇 시간씩 마을을 걸으며 구석구석 거리 풍경을 살펴보고 ‘지금’을 그려 나갑니다.

오카모토 씨의 시선이 조감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몇 번이고 음미하듯 조감도를 보고 싶어졌습니다.

조감도를 본 뒤 구라시키 거리를 걸으면 평소와는 다른 시선으로 거리 풍경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2020년대의 조감도를 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지금부터 무척 기대됩니다.

‘2025년판 구라시키 조감도’ 제작 과정을 취재 ~ 조감도 화가 오카모토 나오키 씨의 아틀리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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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시민 작가
코아
코아(고미조 아카리)

오카야마시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2021년 5월에 오카야마로 이사 온 새내기 오카야마현 주민입니다. 구라시키에 대해 더 알고 싶어 Kuratoco 작가가 되었습니다. 방문한 곳의 분위기와 취재한 곳만의 특별한 매력을 정성껏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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