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시키 미관 지구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은 ‘전통적인 거리 풍경’이 아닐까요?
‘구라시키 미관 지구’는 사람들이 그곳에 살거나 장사를 하면서 전통적인 거리 풍경을 오늘날까지 전해 오는 곳입니다.
하지만 전쟁 전에는 일본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거리 풍경이 고도 경제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사라졌습니다.
고도 경제성장기가 한창이던 1968년(쇼와 43년), 구라시키는 전국에서 앞장서 ‘구라시키시 전통 미관 보존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이 거리 풍경을 남기고(보존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에도 시대의 거리 풍경이 중심인 구라시키 미관 지구에는 ‘건물이 모두 목조이고 근대 건축은 없는가?’라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통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을 고민해 온 구라시키 출신 건축가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건축가의 이름은 우라베 시즈타로입니다.
오하라 소이치로가 구상한 구라시키의 도시 조성을 건축가로서 뒷받침하고, 오하라 가문과 구라시키에 관련된 건축물을 비롯해 많은 작품을 남긴 인물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구라시키의 근대 건축과 관련해 ‘우라베 시즈타로’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소개합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1년 4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우라베 시즈타로란

구라시키 출신인 우라베 시즈타로는 대학 졸업 후 1934년(쇼와 9년) 구라시키 견직(현 구라레)에 입사했습니다. 회사 사장인 오하라 소이치로와 함께 건축 분야에서 구라시키의 도시 조성을 뒷받침했으며, 오하라 소이치로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많은 작품을 남긴 건축가입니다.
구라시키 레이온 재직 중 ‘구라시키 건축 연구소’를 설립했고, 이후 ‘우라베 건축 설계 사무소’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1991년(헤이세이 3년), 82세로 세상을 떠났지만 사무소는 2022년(레이와 4년) 현재도 ‘주식회사 우라베 설계’로 이어지고 있으며, 구라시키는 물론 일본 전국의 건축물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우라베 시즈타로가 구라시키에서 설계한 주요 건축물을 연대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도 | 건축물 |
|---|---|
| 1957년(쇼와 32년) | 구라시키 고고관(증축 부분) 료칸 구라시키(개수) |
| 1961년(쇼와 36년) | 오하라 미술관 별관 |
| 1963년(쇼와 38년) |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
| 1965년(쇼와 40년) | 구라시키 유스호스텔 |
| 1969년(쇼와 44년) | 구라시키 공민관 |
| 1972년(쇼와 47년) | 구라시키 시민회관 |
| 1974년(쇼와 49년) |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 |
| 1975~81년(쇼와 50~56년) | 구라시키 중앙병원(증개축) |
| 1980년(쇼와 55년) | 구라시키 시청사(구라시키 시청) 구라시키역 앞 재개발 동관·서관 |
콘크리트 건축이지만 전통적인 거리 풍경과의 ‘조화’를 목표로 설계

우라베 시즈타로의 건축물은 모두 전후에 지어졌습니다.
즉, 에도 시대의 전통 건축물이 아니며 건축 방식도 근대식입니다.
가장 알기 쉬운 차이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RC 구조)’로 지어져 목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때로는 대립하는 것으로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우라베 시즈타로는 에도 시대의 전통적인 거리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근대 건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독자적인 치수 체계 ‘KM(구라시키 모듈)’

구라시키 미관 지구와의 조화를 목표로 지은 대표적인 건물은 ‘오하라 미술관 별관’과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일 것입니다.
현대적인 표현으로는 ‘콘크리트 노출 마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지붕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형태입니다.
우라베 시즈타로는 이 치수를 ‘KM(구라시키 모듈)’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우라베 시즈타로의 건축물 둘러보기
그럼 구라시키시 중심 시가지에 있는 우라베 시즈타로의 건축물 몇 곳을 골라 살펴보겠습니다.
입장료가 필요한 곳도 있지만, 이 기사에서는 주로 ‘외관’을 소개하므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구라시키 고고관(증축 부분)

에도 시대의 쌀 창고를 개수한 구라시키 고고관은 박물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증축했습니다.

왼쪽 본관은 돌출 줄눈을 넣은 나마코 벽입니다.
가운데 건물보다 오른쪽이 증축 부분입니다.
얕은 줄눈의 나마코 벽과 흰빛을 띤 벽이라 증축 부분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기술적으로는 본관과 같은 나마코 벽을 재현할 수 있었는데도 일부러 신구 건물을 구분해 두었습니다. 당시 우라베 시즈타로는 그 이유를 ‘신구의 조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료칸 구라시키

설탕 도매상 가와하라 저택을 료칸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조해 탄생한 곳이 ‘료칸 구라시키’입니다.

외관은 그대로 두고 내부 구조를 변경했습니다.
오하라 미술관 별관

오하라 미술관 별관은 근대 일본 서양화와 현대 미술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1961년(쇼와 36년)에 개관했습니다.
미술관의 외관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성벽’처럼 보이는 외벽일지도 모릅니다.



2022년(레이와 4년) 4월 현재, 오하라 미술관 별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 중입니다.
본관과 공예·동양관은 개관 중입니다.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오하라 미술관 별관 옆에 있으며, 관광버스로 구라시키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이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입니다.
오하라 소이치로는 “세계 일류 도시에는 반드시 일류 호텔이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뜻이 결실을 맺은 호텔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관도 독특합니다.



‘KM(구라시키 모듈)’이 짙게 드러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라시키 유스호스텔

구라시키 미관 지구 근처의 작은 언덕 위에 있는 구라시키 유스호스텔입니다.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을 작게 줄인 듯한 외관으로, 지금도 유스호스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구라시키 공민관

구라시키강 북쪽 강변에 있는 혼마치도리는 마치야가 늘어선 지역으로, 그 중심에 있는 건물이 ‘구라시키 공민관’입니다.
회의실뿐 아니라 387석 규모의 대강당도 갖추고 있습니다.




구라시키 미관 지구 한가운데 있는 건물로, 외벽은 흰 벽이고 작은 창문과 구라시키 격자가 특징입니다.
즉 ‘미관 지구다운 외관’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는 건축물입니다.
구라시키 시민회관

2020년(레이와 2년)까지 개최된 ‘구라시키 콘서트’ 등 지역 문화를 알리는 거점으로 활용되는 다목적 홀입니다.
필자는 아이돌을 좋아해 주로 서일본의 홀을 많이 찾아다녔는데, 개관한 지 30년 이상 된 홀은 대체로 외관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구라시키 시민회관은 붉은 지붕 등 세련된 외관 덕분에 개관한 지 50년 가까이 됐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특징적인 지붕은 학이 춤추는 모습을 표현한 지붕의 겹침이라고 불리며, 우라베 신타로는 ‘학이 춤추며 노니는 관’이라고 칭했다고 합니다.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
구라시키 방적소의 공장 건축물을 호텔, 레스토랑, 홀 등으로 개조한 시설입니다.

무엇보다도 벽돌 외관과 광장이 특징입니다.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를 개조한 뒤 우라베 신타로의 작품 스타일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2022년(레이와 4년) 현재, 주식회사 우라베 설계 대표이사 니시무라 기요시 씨는 저서 ‘건축가 우라베 신타로의 작업’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검정과 흰색’에서 ‘흰색과 빨간색’으로 바뀐 작품 스타일
‘건축가 우라베 신타로의 작업’에서 인용
‘벽돌의 붉은색’이 우라베 신타로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을지도 모릅니다.
구라시키 중앙병원 증개축

‘구라시키 중앙병원’은 코로나19 감염증 대응에서도 감염증법에 따른 지정 의료기관으로서 지역 의료의 중추를 담당하는 병원입니다.

미관 지구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구라시키에 사는 분이라면 ‘붉은 지붕의 병원’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구라시키시 청사(구라시키 시청)

오카야마현 밖에서 구라시키시를 방문한 분을 안내할 때 ‘저건 뭐예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 곳이 구라시키시 청사입니다.
탑이 딸린 고층 건물과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저층 건물이 어우러져 시청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인상적인 건물입니다.



우라베 신타로의 오랜 염원이 이루어진 작업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작가의 한마디
필자가 우라베 신타로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2019년(헤이세이 31년) 3월, 오하라 미술관을 취재하던 때였습니다.

오하라 미술관 안뜰에서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이 보입니다.
공예·동양관의 흰 벽과 붉은 벽이 눈길을 끌지만, 자세히 보면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의 벽에도 ‘나마코 벽풍 디자인’을 적용해 오하라 미술관에서 바라봤을 때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설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건물 자체는 전혀 다른데 이런 부분까지 고려했구나’ 하고 놀라는 동시에, 구라시키 미관 지구도 사실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해 왔으며 ‘조화’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감동했습니다.
구라시키의 근대 건축도 깊이 들여다볼수록 흥미롭습니다.
거리를 산책하면서 꼭 눈여겨보세요.
- 촬영: 사사키 도시유키
구라시키 건축 기행 지난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