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로서의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 오하라 소이치로의 콘셉트가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는 미관 지구와 조화를 이루는 호텔(구라시키 건축 기행 Vol.2)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미관 지구 입구에 있는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입니다.

위크엔드 하우스 같은 품격 있는 소규모 호텔을 세우겠다는 창립자 오하라 소이치로의 구상을 바탕으로 1963년 12월 1일 문을 연, 구라시키를 대표하는 호텔입니다.

2021년 현재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호텔이지만, 에도 시대의 거리 풍경을 오늘날까지 전하는 ‘미관 지구’에서는 비교적 새로운 쇼와 시대 건물입니다.

철근 콘크리트 건물은 현대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질감’은 들지 않습니다.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은 호텔이라는 기능뿐 아니라, 레이와 시대에 들어서도 ‘그곳에 없으면 곤란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건축물로서의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에 주목해 살펴봅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1년 8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이란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외관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은 1963년 12월 1일 문을 열었습니다.

쇼와 30년대에 접어들면서 미즈시마 임해 공업지대가 급속히 발전했고, 지역 경제계와 행정기관에서 ‘구라시키에 국제 수준의 호텔을’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라 설립됐습니다.

이후 50년 넘게 인근 주민은 물론 일본 국내외 VIP가 구라시키를 방문할 때면 거의 빠짐없이 이용하는, 구라시키를 대표하는 호텔입니다.

개보수 공사 등 건물과 관련된 역사를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연도내용
1963년본관 개관
1981년본관 프런트, 로비, 클로크룸, 연회실, 다이닝룸 개보수 및 마감 공사
1982년본관 서양식 객실 전체 도색, 본관 방재 공사, 본관 보일러 교체 공사
1983년본관 동쪽에 연회장을 증축하고 ‘스이쇼노마’로 명명
1987년본관 1층에 ‘레스토랑 위스테리아’ 개점
신관 ‘애넥스’ 개관
1997년본관 외벽을 포함한 건물 내부 개보수 공사 실시
1999년무나카타 시코의 판화 ‘대세계의 울타리 <곤> 인류에서 신들로’ 세척 및 복원
2004년본관 창업 이래 급수·급탕·배수 배관 교체 및 개보수 공사(2006년 3월까지 3개년 계획으로 실시)
객실·욕실 개보수 공사
2008년본관 외벽 개보수 공사
객실 디럭스룸 5실 개보수 공사
2009년결혼식장을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예식장 개보수 공사 실시
2012년본관 개보수 공사 계획 1단계 공사
본관 3층 전체 객실·연회장(오카노마) 전면 개보수 공사
2013년본관 개보수 공사 계획 2단계 공사
본관 2층 전체 객실·연회장(스이쇼노마에서 후지노마로 개명) 전면 개보수 공사 및 전기실 개보수 공사 실시
2019년리뉴얼 오픈
1963년 개업 이래 처음으로 전관 휴업하고 장수명화 공사를 실시했습니다. 8월 8일 리뉴얼 오픈

최근에는 몇 년에 한 번씩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면서 호텔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 구라시키의 문화를 미래로 전하는 품격 있는 전통 호텔

개업 50년 이상. 호텔 건물 자체가 ‘문화재’처럼 자리 잡다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외관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입구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은 JR 구라시키역 앞 대로변에 있습니다.

눈에 띈다는 점에서는 미관 지구보다 볼 기회가 많고, ‘구라시키다운 건물’ 하면 필자의 경우 가장 먼저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이 떠오르곤 합니다.

필자는 단색의 소박하면서도 품격 있는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다.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창문

외벽은 2019년 장수명화 공사 때 차양의 때를 벗기고, 흰 벽의 오염을 제거한 뒤 방곰팡이 처리를 했습니다.

‘구라시키의 전통 양식을 인용한 하라마키 기와(색 기와)’는 모두 다시 붙일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구하기 어려워, 손상된 기와 200장을 눈에 띄지 않는 부분에서 옮겨 붙였습니다.

독자적인 치수 체계 ‘KM(구라시키 모듈)’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의 구라시키 모듈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을 설계한 사람은 구라시키 출신 건축가 우라베 시즈타로입니다.

개업 당시부터 오래된 거리와 새 건물인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고 합니다. 철근 콘크리트(RC) 구조 건물이지만, ‘벽 차양’이라 불리는 급경사 차양이 각 층에 겹겹이 설치돼 있습니다.

언뜻 보면 ‘지붕’처럼 보이기도 하죠.

건물의 치수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정리해 질서 있고 아름다운 형태를 구현했습니다.

우라베 시즈타로는 이 치수를 독자적으로 재검토해 ‘KM(구라시키 모듈)’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른바 ‘황금비’라 불리는 비율로, 외관의 벽 차양과 흰 벽, 창문도 KM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치수를 정해 아름다운 비례를 이루고 있습니다.

건물 내부

프런트

이어서 건물 내부를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말했듯 내부는 시대에 맞춰 몇 차례 개보수 공사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에어컨은 전관 공조에서 개별 공조로 바뀌는 등 ‘기능’ 면에서는 새로워졌습니다.

하지만 호텔의 운영 방식과 콘셉트는 개업 당시부터 변하지 않았습니다.

무나카타 시코의 판화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로비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거대한 판화’입니다.

무나카타 시코 ‘대세계의 작〔곤〕-인류에서 신들로’

무나카타 시코가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을 위해 제작한 작품 ‘대세계의 작〔곤〕-인류에서 신들로’로, 개업 당시부터 전시돼 있습니다.

로비의 높은 천장

로비는 천장이 트여 있어 객실이 있는 2층과 3층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높은 천장 공간의 난간

‘높은 천장 공간의 난간’은 장수명화 공사 때 최근 설치한 것이지만, 예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개보수 공사를 맡은 건축가와 시공업체가 조화를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예술 작품에 둘러싸인 호텔

호조 다카코 ‘Guardian god ーTakahashigawa’
Guardian god – Takahashigawa

무나카타 시코의 판화뿐 아니라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에서는 다양한 예술 작품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19년 리뉴얼 오픈과 함께 전시된 호조 다카코의 작품 ‘Guardian god – Takahashigawa’입니다.

무나카타 시코의 거대한 판화 뒤편에는 리뉴얼 공사 때 후나키 신지의 작품이 전시됐습니다.

후나키 신지의 작품

참고로 1987년 신관 ‘애넥스’가 준공됐을 때는 아버지 후나키 겐지의 작품이 전시됐습니다.

후나키 겐지의 작품

시간이 흐를수록 멋이 더해지는 내부

아스팔트 블록

주로 실내에 사용된 목재와 석재, 바닥의 아스팔트 블록과 타일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멋이 더해지고 매력이 살아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아스팔트 블록은 ‘검게 빛나지만’, 오랜 세월 왁스를 칠하고 덧칠한 결과 이런 색이 되었습니다.

2019년(레이와 원년) 수명 연장 공사 때는 모든 블록에 57년 동안 겹겹이 쌓인 왁스를 손으로 벗겨냈고, 그중 심하게 파손된 블록은 지하 직원 공간에서 옮겨 심었다고 합니다.

옮겨 심은 블록은 ‘갈색빛’을 띠는데, 이것이 원래 색입니다.

아스팔트 블록

계단과 난간, 벽시계 등은 개장 당시 모습 그대로, 개보수 공사를 거친 뒤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계단
계단의 조형
시계

준공 후 50년이 넘으면서 멋이 더해졌다고 느낍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건물이 된 이유는 건축가와 호텔 직원이 함께 설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객실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을 설계할 때 초대 지배인이 된 아리모리 데루히코가 먼저 초빙되었고, 우라베 신타로는 아리모리 지배인과 함께 설계를 진행했습니다.

로비에 앉은 사람들의 시선이나 외국인 투숙객이 객실에서 보내는 시간 등 호텔로서 고려해야 할 점을 깊이 이해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했습니다.

작가의 한마디

프런트

‘국제호텔’이라고 하면 필자는 화려하고 호화로운 시설을 떠올립니다.

일반적으로 ‘50년 전에는 호화로웠던 건물’은 지금 보면 ‘낡았다’고 느껴지지만,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에서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왜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은 ‘낡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지어졌을까요?

그 이유는 창설자인 오하라 소이치로의 말에 담겨 있었습니다.

조금 길지만 인용하겠습니다.

저는 소박하고 건전하며 실질적이고, 마음이 통하고 정이 담긴 숙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비굴한 서비스로 평범한 사람을 왕처럼 대접해 환심을 사려는 숙소는 정신적으로 불결하고 재미가 없습니다.

(중략)

구라시키를 찾는 사람은 해마다 늘어났습니다. 구라시키는 천하의 명소는 아닙니다. 하지만 살아가려는 의지, 발전하려는 의지, 특히 아름답고 진실하게 살아가려는 의지를 지닌 마을입니다.

구라시키를 찾는 사람들은 많든 적든 이런 마음을 이해하고 오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들에게는 마을의 의지를 갖춘 숙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봄 화요회 사람들이 구라시키를 방문했을 때, 이전부터 세워 둔 계획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구라시키를 진심으로 사랑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공통의 주말 별장 같은 작은 호텔이 있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호텔 자체도 마을과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문화재가 되기를 바랍니다.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50년의 발자취』에 실린 ‘An Inn with Pub project at Kurashiki’라는 계획서에 부친 글. 1953년 인용
  • 소박하고 건전하며 실질적이고, 마음이 통하고 정이 담긴 숙소
  • 주말 별장 같은 작은 호텔
  • 마을과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문화재가 되기를

물론 ‘창설자의 말’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그 뜻을 이어 50년 넘게 호텔을 운영해 온 관계자들의 노력이 맺은 결실일 것입니다.

호텔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역사적 배경과 그곳에 담긴 마음을 알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건축물로서의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에 주목해 꼭 방문해 보세요.

밖에서 바라본 구라시키의 근대 건축 ~ 전통 거리와의 ‘조화’를 목표로 한 우라베 신타로의 건축을 찾아서
취재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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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시키 Tocotoco의 엄선 기사를 LINE으로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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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시민 작가
도이 프로필
도이 겐고

1979년생, 구라시키시 거주
두 아이의 아버지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블로그와 이벤트 운영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미디어를 운영하는 일반사단법인 Haretoco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프리랜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관 지구를 직접 즐기면서 ‘가 보고 싶다’고 생각할 만한 정보를 전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웹 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멤버들이 한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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