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UHA(시루하) ~ 가사오카에서 시작해, 사용하는 사람의 ‘외출’과 ‘쓰기’에 함께하는 제품 만들기

시선을 사로잡는 이미지

후지모토 신지 씨 인터뷰

후지모토 씨에게 SIRUHA란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물건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SIRUHA(시루하)’는 소리의 울림이 정말 예쁘네요. 상호의 유래를 알려주세요.

후지모토(경칭 생략)

처음부터 세 글자로 짓기로 정했어요.

귀에 남는 이름으로요.

그래서 오십음도에서 세 글자 조합을 하나도 빠짐없이 골라 작은 글씨로 전부 종이에 적어봤어요.

말 그대로 ‘아아아’부터 ‘응응응’까지 쭉 훑어보면서 마음에 드는 조합에 표시했죠.

나중에는 국어사전이나 영일사전도 찾아봤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과 잘 맞는지 살펴보고, 브랜드로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거든요.

정말 그 과정을 계속 반복했어요.

그중에서 울림이나 기억하기 쉬운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마음에 든 세 글자가 ‘시’, ‘루’, ‘하’였어요.

의미는 어느 정도 나중에 붙였는데, ‘알다’와 ‘잎’이에요.

알게 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잎사귀처럼 계속 돋아난다는 이미지죠.

외관

후지모토 씨에 대해 알려주세요. SIRUHA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후지모토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기업 제조업체에 취직했어요.

고향은 가사오카의 가나우라였는데, 입사 후 1년 정도는 히로시마현 미하라시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어요.

그 뒤로는 본가에서 출퇴근했고요.

대기업을 선택한 건 수입 면에서의 안정을 원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언제 어디로 발령이 날지 알 수 없었죠.

그런 점에서 삶의 방식은 오히려 굉장히 불안정하다고 느끼기도 했어요.

가죽 소재

어떻게 살아야 내가 원하는 안정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앞으로는 시대의 흐름이 급격히 빨라질 것 같았어요.

그렇다면 여러 가지 선택지를 갖춰두고, 그때그때 흐름에 맞춰 생활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하자고 생각했죠.

개인 사업자로 독립해 기술을 하나라도 더 익히고요.

그편이 더 안정적일 것 같았어요.

스물세 살쯤이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SIRUHA를 시작했어요.

창업한 뒤에는 어땠나요?

후지모토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창업을 선택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는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기왕이면 저에게 조금이라도 잘 맞고, 제가 즐겁다고 느끼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게 아마 물건을 만드는 일이겠구나 싶었죠.

막연한 생각이었지만, 그런 방향성은 있었어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대체 무엇일까 싶었어요.

결국에는 사람이 살아가는 의미 같은 철학자다운 생각까지 하게 됐죠.

계속 제자리걸음이었어요.

결국 잘 모르겠더라고요.

캔버스 소재

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앞으로 사회를 어떻게 더 편안한 곳으로 만들어갈지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 질문에 대한 제 나름의 답이 물건을 만드는 일이었어요. 이런 다이어리나 가방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죠.

실제로 SIRUHA의 사업자 등록을 한 건 회사를 그만둔 지 3년쯤 지난 뒤였어요.

재봉이나 디자인은 거의 초보였고 제품도 거의 만들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3년 동안 준비 기간을 두고 열심히 해보려고 했어요.

그때도 안 되면 깔끔하게 포기하자고 생각했죠.

아무것도 없는 데서 시작했는데 감각이 대단하네요. 디자인은 직접 하시나요?

후지모토

감사합니다.

네, 제가 좋다고 생각한 것을 바탕으로 하고, 가끔 직원들에게도 의견을 물어봐요.

디자인은 제가 독학했어요.

하지만 가방 같은 건 직선이 비교적 많아서 도면을 그리기 쉽고, 생각보다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옷은 곡선이 많아서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지만요.

회사를 그만둔 뒤 첫 1년은 혼자 6조 다다미 크기의 방에 계속 틀어박혀 있었어요.

멍하니 만들고 싶은 제품군과 각각의 디자인을 생각하거나, 한 대뿐인 재봉틀로 계속 바느질해 형태를 만들거나 하는 나날이었죠.

저에게 가장 납득이 가는 최적의 제품을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바느질 자국

마지막으로, 물건을 만드는 장인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알려주세요.

후지모토

좀 삐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가죽으로 물건을 만들고 있어도 가죽 장인이 되고 싶은 건 아니에요.

다이어리도 처음에는 시제품을 만들어 마음에 드는 형태를 완성한 다음, 어떤 소재로 만들지 생각했어요.

그때 소재로 좋겠다고 생각한 게 가죽이었죠.

소재는 나중에 선택해요.

제품의 목적이나 디자인에 소재를 맞추는 거죠.

그래서 제품의 콘셉트가 먼저고, 더 나아가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먼저예요.

사용자가 ‘외출하고’, ‘쓰고’, ‘생각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내부

저는 괜히 얽매이는 게 싫어요.

이런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고 싶은데, 가죽밖에 다룰 줄 몰라서 가죽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건 자유롭지 않잖아요.

그보다는 그 제품에 가장 잘 맞는 소재로 만들고 싶어요.

만들고 싶은 것, 전하고 싶은 것에 맞춰 최적의 소재와 제작 방식으로 가장 좋은 형태의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작가의 한마디

매장과 후지모토 씨

인터뷰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말이 있습니다.

“제 색깔을 그다지 추구하지 않아요.”

후지모토 씨의 성품과 SIRUHA의 정신을 단번에 보여주는 말입니다.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에 가까운) 이미지로, 그들의 제작 활동은 자기표현이라는 시각이 일부에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장인 기질입니다.

그런 관점에서는 만들어진 제품이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예술 작품’의 성격도 띠게 됩니다.

실제로 SIRUHA의 제품은 무척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후지모토 씨의 물건 만들기에는 ‘에고’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제품을 손에 들고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다이어리나 가방을 들고 외출하고, 쓰고, 생각하는 일 말입니다.

그런 일상에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자기다움을 좇지 않는 점이 오히려 정말 SIRUHA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SIRUHA(시루하) 기본 정보

외관
이름SIRUHA(시루하)
소재지오카야마현 가사오카시 오시마나카 2553 셰어 아틀리에 우미노 고샤 2동 1층
연락처080-1904-8416
주차장있음
개관 시간매월 첫째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3시
※우미노 고샤 개방일
입장료(세금 포함)무료
결제 방법
  • 현금
담배금연(지정 구역에서만 흡연 가능)
화장실양변기
홈페이지SIRU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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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시민 작가
다케이 유카
다케이 유카

가사오카 제도의 마나베섬에 살고 있습니다. 지역 활성화 협력대 대원, 작가, 아마추어 문화인류학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골목길 탐방, 격투기 관람, 라멘 맛집 탐방 등 관심사가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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