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밤, 고요하게 잠든 양조장에서는 술이 되기 전의 모로미가 보글보글 거품을 내며 익어갑니다.
밤중에 모로미의 상태를 살펴보는 사람은 야마나리 주조의 도지 와타나베 요시오 씨입니다.
새해가 밝고 술 빚기가 한창인 야마나리 주조에서는 1년 치 술을 빚고 있었습니다.

야마나리 주조는 양조장 옆을 흐르는 오다강의 복류수에서 끌어온 맑은 물과 정성껏 재배한 쌀, 대대로 이어온 기술로 일본주를 빚고 있습니다.
오카야마현 이바라시 요시이정에 있는 유서 깊은 야마나리 주조와 도지 와타나베 요시오 씨를 소개합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4년 2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야마나리 주조 개요
야마나리 주조는 이바라 시가지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요시이정 야나세에 있습니다.
1804년에 창업해 2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양조장입니다.

가장 추운 계절에 1년 치 술을 빚는 ‘간지코미’를 합니다.
취재 당일은 술 빚기가 한창이어서 모로미를 담그고 있었습니다.
모로미를 짜서 만든 신주는 2월 중순경부터 양조장 앞에 있는 가게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야마나리 주조의 대표 술 ‘란노호마레’라는 글자가 새겨진 커다란 노렌(가게 입구에 거는 천)이 눈에 띕니다.

‘란노호마레’는 논어의 ‘출람의 명예’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푸른빛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나 부하가 자신을 뛰어넘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라는 의미입니다.
야마나리 주조와 인연이 있는 위인들
야마나리 주조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위인들과 인연이 있습니다.
사카타니 로로, 시부사와 에이이치, 다니자키 준이치로입니다.
사카타니 로로는 일본의 한학자로, 이바라시에 서당과 학교를 세워 사람들에게 학문을 가르쳤습니다. 서당은 ‘오케이주쿠’, 학교는 ‘고조칸’이라 불렸으며, 훗날 고조칸 고등학교가 됩니다. 사카타니 로로의 어머니와 아내의 친정이 야마나리 주조입니다.
‘근대 일본 경제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업가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업무차 오카야마를 방문했을 때 사카타니 로로를 만나 친분을 쌓았습니다.
사카타니 로로의 넷째 아들과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둘째 딸이 결혼해 친척이 되었습니다.
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조카딸이 야마나리 주조로 시집왔습니다. 인연이 닿아 야마나리 주조의 술을 즐겨 마셨습니다.
이바라시에서 유일한 유서 깊은 양조장
예전에는 많았던 양조장이 이제 이바라시에서 한 곳만 남았습니다. 바로 ‘야마나리 주조’입니다.
일본주 양조장이 줄어든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생활 방식이 바뀌면서 일본주로 축하하는 경사가 줄고 일본주 대신 소주가 유행한 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역사가 깊은 야마나리 주조에는 매장 겸 본채, 양조장, 동쪽 양조장, 서쪽 양조장 등 메이지 시대부터 사용해 온 건물 6채가 국가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기둥 하나로 짜 맞춘 양조장의 대들보가 훌륭합니다.

술 빚기
야마나리 주조는 추운 계절에 술을 빚습니다.
새해가 되자마자 1년 중 가장 바쁜 술 빚기 철을 맞이합니다.
12월 중순에 쪄낸 쌀을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36.7도 정도로 유지한 뒤, 누룩방에서 누룩균을 접종합니다.

누룩이 완성되면 물과 섞어 술의 밑바탕이 되는 술밑을 만듭니다.
술밑은 약 2주 만에 효모가 됩니다. 술밑이 충분히 자라면 찐 쌀과 양조용 물, 새 누룩을 더해 모로미를 만듭니다.
쌀을 찌는 솥은 창업 당시부터 사용해 온 일본식 솥입니다. 술쌀을 찌는 김이 양조장 지붕 위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모습을 국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쌀이 다 쪄지면 양조장 직원이 “갑니다!”라고 힘차게 외치며 일본식 솥의 마개를 뽑아 김을 뺍니다. 김이 세차게 뿜어져 나오고 순식간에 주변이 온통 하얘집니다.

김이 가득 찬 양조장 안은 한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쪄서 투명해진 작은 쌀알을 천 위에 정성껏 펼쳐 정해진 온도가 될 때까지 식힙니다.


식힌 찐 쌀은 차례차례 탱크 안에 넣었습니다.
와타나베 씨는 술밑과 누룩, 양조용 물, 찐 쌀을 넣은 탱크를 노로 저으면서 모로미의 온도와 찐 쌀의 양을 확인합니다.

모로미는 20~30일 동안 숙성되어 술이 됩니다.
거품의 종류
술이 익어가는 동안 탱크의 거품 모양도 달라집니다.
‘스지아와’, ‘미즈아와’, ‘이와아와’, ‘다카아와’, ‘오치아와’, ‘다마아와’처럼 발효가 진행되면서 달라지는 거품에는 각각 이름이 있습니다. 도지는 거품의 상태를 보고 알코올 발효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파악합니다.
| 거품 모양 | 발효 경과 | 발효 상태 |
|---|---|---|
| 스지아와 | 모로미 2~3일째 | 거품이 줄처럼 생긴 상태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5%이며 효모가 늘고 있습니다 |
| 미즈아와 | 모로미 3~4일째 | 스지아와가 생긴 곳 이외의 장소에서 거품이 솟아오릅니다. 향과 탄산가스도 조금 발생합니다 |
| 이와아와 | 모로미 6~7일째 | 울퉁불퉁한 바위 같은 덩어리 모양의 거품입니다. 알코올 도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
| 다카아와 | 모로미 10일째~ | 탱크 윗면을 넘을 듯한 양의 거품이 생깁니다. 향이 좋고 탄산가스가 발생합니다 |
| 오치아와 | 모로미 14일째~ | 거품은 점차 액면으로 돌아가지만 발효는 활발합니다 |
| 다마아와 | 모로미 18일째~ | 표면의 거품이 잘게 부서져 막처럼 됩니다. 탄산가스도 많이 발생하며 술이 완성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야마나리 주조의 상품

야마나리 주조를 대표하는 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품명 | 특징 |
|---|---|
| 원주·란노호마레 | ‘아케보노’를 70% 도정해 빚은 갓 출고한 원주. 사단 담금. 진한 감칠맛과 은은한 단맛 |
| 준마이주·란노호마레 | ‘아케보노’를 70% 도정해 빚은 준마이주. 깔끔하고 부담 없는 맛 |
| 다이긴조 원주·로로노사토 | ‘야마다니시키’ 1등급 쌀을 50% 도정해 빚은 다이긴조 원주. 고급스러운 향과 산뜻한 단맛 |
| 준마이긴조·오케이 | 현지산 ‘오마치’를 60% 도정해 빚은 준마이긴조 원주. 오마치 특유의 산미와 은은한 향, 부드러운 목 넘김 |
▼그 밖의 상품
- 원주 란노호마레 엔페이(전 도지 야마나리 엔페이 씨의 이름을 넣은 상품)
- 사케카스
- 누룩
- 다이긴조 식초
- 나라즈케
- 메이지 곤보 가린토, 요시이정산 유자 가린토, 란노호마레 사케카스 가린토 ‘과자 공방 요이치’
- 원주 케이크 ‘오리오네’
‘과자 공방 요이치’는 와타나베 씨가 운영하는 가린토 가게입니다.
테루아르를 담은 술 ‘오케이’
준마이긴조 ‘오케이’는 레이와 4년(2022년)에 탄생한 신상품입니다.
야마나리 주조는 ‘현지의 사케용 쌀과 물, 공기로 빚어 지역의 매력이 가득 담긴 테루아르 술을 만들고 싶다’고 바랐습니다.
테루아르는 프랑스어로 ‘풍토와 땅이 지닌 개성’을 뜻합니다.
오다강의 복류수와 별이 아름답게 빛나는 맑은 공기, 현지 농가가 재배에 성공한 사케용 쌀 ‘오마치’로 빚었습니다.
‘오케이’는 사카타니 로로의 사숙 ‘오케이주쿠’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와인잔에 따라 향을 즐기거나, 도수가 높은 원주의 특성을 살려 온더록으로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양식과 일식, 고기 요리 등 다양한 음식은 물론 치즈나 다크 초콜릿과도 잘 어울립니다.
야마나리 주조의 도지인 와타나베 요시오 씨에게 야마나리 주조와 도지에 관해 인터뷰했습니다.
야마나리 주조 도지 와타나베 요시오 씨 인터뷰

가린토 가게를 운영하는 와타나베 씨가 어떻게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일본주 도지가 되었는지 물어봤습니다.
도지가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와타나베(경칭 생략)
헤이세이 22년(2010년)부터 야마나리 주조 옆에서 지역 특산품인 ‘메이지 곤보’ 등을 넣은 가린토 가게 ‘과자 공방 요이치’를 아내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당시 교제 중이던 아내가 ‘메이지 곤보 가린토 가게를 해보지 않을래?’라고 했을 때 처음에는 망설였습니다.
과자를 만들어본 적이 없었고, 회사에 4년 정도 다니고 있어 생활도 안정적이었습니다.
메이지 곤보는 요시이정 메이지 지구의 특산품으로, 가지처럼 굵고 섬유질이 촘촘하면서 부드러우며 향이 좋은 고급 우엉입니다.
아내의 할아버지가 메이지 곤보 생산자였습니다.
가린토 가게를 운영하던 분이 연로해져 가게를 접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재배하던 메이지 곤보의 훌륭함을 알리고 싶다’는 아내의 마음에 이끌렸습니다.
전근이 잦은 직장인이었던 저는 아내와 결혼하면서 이바라로 이사했고, 마침 야마나리 주조 옆에서 가린토 가게를 열었습니다.
야마나리 주조 도지가 일을 권하다
와타나베
헤이세이 23년(2011년) 어느 날, 야마나리 주조의 도지 야마나리 엔페이 씨가 ‘오전만 일하던 사람이 그만두게 됐으니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권했습니다.
양조장을 돕기 시작했지만, 평소에는 맥주나 소주를 마셔서 일본주에는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도지가 되겠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처음 마셔본 ‘원주·란노호마레’의 맛에 감동했습니다.
원주는 모로미를 짜낸 뒤 물을 더하지 않은 그대로의 술입니다.
갓 만든 술이 맛있어서 야마나리 주조에서 일하는 것이 좋아졌습니다.
이 술을 마실 수 없게 된다니 무척 아쉬웠습니다
와타나베
헤이세이 29년(2017년), 도지인 엔페이 씨가 건강이 나빠졌을 때 이곳의 술을 더는 마실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척 아쉬웠습니다.

‘더는 마실 수 없게 될 바에는 내가 직접 도지를 해보고 싶다. 일본주를 빚어보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했습니다.
가린토 가게는 괜찮았나요?
와타나베
술을 빚는 일은 연말부터 3월 무렵까지 무척 바쁘지만, 그 외의 시기에는 한가합니다.
양조장이 바쁠 때는 아내의 어머니가 도와주러 오셔서 어떻게든 해나가고 있습니다.
막상 해보니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도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요?
와타나베
그전까지 10년 가까이 야마나리 주조에서 일을 도왔기 때문에 일의 흐름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엔페이 씨에게 배우며 견습 도지로 헤이세이 30년(2018년)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헤이세이 30년(2018년)에 빚은 ‘란노호마레’는 전년도 수준으로 완성됐지만, 다이긴조와 준마이주는 아직 제가 생각한 맛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만족스러운 술을 만들지 못한 상태로 레이와 원년(2019년)에 도지로 독립했습니다.
다른 양조장에서 연수를 받다
다이긴조를 더 배우고 싶어 다른 양조장에서 연수를 받았습니다.
구라시키시에 있는 기쿠치 주조에서 2년간 연수를 받으며 다이긴조를 빚는 법을 배웠습니다.
기쿠치 주조는 야마나리 주조보다 양조를 조금 일찍 시작해 10월에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11월 무렵 찾아가 일주일간 연수를 받은 뒤 야마나리 주조로 돌아와, 12월부터 시작되는 양조에서 도지를 맡았습니다.
기쿠치 주조에서 배운 양조 규모를 이곳 양조장에 맞추는 작업이 힘들었습니다.
기쿠치 주조의 설비로는 쉽게 할 수 있었던 공정을 저희 설비로는 어떻게 처리할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와타나베 씨가 머릿속에 그리는 술을 만들 수 있게 됐나요?
와타나베
그렇습니다. 엔페이 씨의 지도와 기쿠치 주조에서 배운 경험 덕분에 지금은 잘되고 있습니다.

누룩과 주모, 모로미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고요한 밤
술을 빚는 과정 중 좋아하는 단계가 있나요?
와타나베
낮에는 술을 담그느라 시간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저녁이 되어 양조장 직원들이 돌아간 뒤, 밤에 누룩과 주모의 온도를 여러 번 확인하러 옵니다.
차분하고 고요한 시간에 양조장 안을 둘러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모로미는 시시각각 변합니다. 지금 술이 어떤 상태인지 천천히 살펴볼 수 있는 그 시간이 좋습니다.

‘재킷 보고 사기’ 대신 ‘라벨 보고 사기’
일본주를 마셔보고 싶을 때 술을 고르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와타나베
일본주는 라벨을 보고 골라도 좋습니다.
요즘 일본주 라벨은 무척 세련됐습니다.
저도 라벨을 보고 술을 사는 일이 늘었는데, 라벨과 술맛이 비례하더라고요.
귀여운 라벨은 마시기 편하고 가벼운 맛, 차분한 라벨은 깊고 묵직한 맛인 식입니다.
‘재킷 보고 사기’ 대신 ‘라벨 보고 사기’죠.
마음에 드는 라벨의 일본주를 찾으면 꼭 한번 마셔보세요.

반할 만큼 멋진 술을 빚고 싶습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와타나베
제가 처음 마시고 감동했던 원주·란노호마레처럼 누군가를 감동시키고, 저 자신도 반할 만큼 멋진 술을 빚고 싶습니다.
갓 태어난 술 ‘오케이’는 이바라시 비세이정의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이바라를 대표하는 술이 되었으면 합니다.

작가의 한마디
야마나리 주조는 오랜 역사를 지닌 양조장으로, 추운 계절에 술을 빚습니다.
맑은 오다강의 복류수를 사용하고, 정성껏 키운 쌀과 전통 기술로 술을 담급니다.
새로운 술인 준마이긴조 ‘오케이’가 야마나리 주조를 대표하는 술로 탄생했습니다.

새해가 되면 큰 일본식 솥에 술쌀을 찌고, 이마에 땀을 흘리며 양조 책임자와 양조장 직원들이 술을 빚습니다.
별이 아름다운 추운 밤, 와타나베 씨가 양조장 안에서 발효 중인 술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성껏 빚은 야마나리 주조의 첫 신주가 완성되었습니다.
레이와 6년(2024년) 2월 9일부터 양조장 앞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이바라의 쌀과 물, 공기로 빚은 지역의 매력이 가득한 일본술을 꼭 한번 맛보세요.

야마나리 주조 주식회사 기본 정보

| 단체명 | 야마나리 주조 주식회사 |
|---|---|
| 업종 | 양조업 |
| 대표자명 | 야마나리 요시나오 |
| 설립 연도 | 문화 원년(1804년) 창업 |
| 주소 | 오카야마현 이바라시 요시이초 야나세 23 |
| 연락처 | 0866-72-0001 |
| 홈페이지 | 야마나리 주조 주식회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