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평화기념공원·요요기 체육관·도쿄도청 등의 건축 설계를 맡았으며, 일본에서 ‘세계의 단게’라고 불린 단게 겐조가 건축 설계를 담당한 건물이 구라시키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바로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입니다.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은 1983년에 개관해 약 40년이 지났습니다. 필자는 역사 깊은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을 ‘미술관답지 않은 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럴 만도 했습니다. 원래는 시청(구 구라시키 시청 청사)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미술관으로 리모델링된 건물’입니다. 격조 높은 강당(원래는 의회 회의장), 탁 트인 입구 홀(원래는 시민 홀) 등 기본 구조는 시청사 시절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청사였던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에는 여러 사람의 염원과 미래 구상이 담겨 있으며,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건축물로서의 ‘구라시키 시립미술관(구 구라시키 시청 청사)’에 주목해 살펴봅니다.
옥상 등 구라시키 시립미술관 내부 일부 구역은 평소 출입과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허가를 받았습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3년 2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구라시키 시립미술관(구 구라시키 시청 청사)이란

구라시키 시립미술관(구 구라시키 시청 청사)은 1960년(쇼와 35년) 6월 11일 구라시키 시청 청사로 준공되었습니다.
설계자는 당시 이미 일본 건축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인지도와 실적을 갖춘 건축가 단게 겐조입니다.

(사진 제공: 구라시키 시립미술관)
단게 겐조는 설계에 앞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구라시키시의 전통과 근대적 발전에 어울리고, 시민들의 의지처가 되기에 적합한 건물을 만들고자 설계했습니다.”
이후 구라시키·고지마·다마시마 세 시가 합병하면서 공간이 부족해졌고, 1980년(쇼와 55년) 6월 새 청사(현 구라시키 시청 본청사)가 완공되자 이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청사로 사용된 기간은 ‘20년’으로 짧게 끝났지만, 새 청사로 이전하기 전부터 부지 활용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에는 교육위원회가 ‘구 청사는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1983년(쇼와 58년)에 개조 공사가 끝나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으로 개관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개관한 구라시키 시립중앙도서관, 구라시키 시립자연사박물관과 함께 문화시설 구역을 이루며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연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월 | 내용 |
|---|---|
| 1960년(쇼와 35년) 6월 | 구라시키 시청사(현 구라시키 시립미술관) 준공 |
| 1980년(쇼와 55년) 6월 | 새 시청사 완공·이전 교육위원회가 ‘구 청사는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방침을 내놓음 |
| 12월 | 미술관 건물 구상 수립위원회 설치 |
| 1981년(쇼와 56년) 5월 | ‘부지 활용 기본 구상 수립’을 우라베 건축사무소에 의뢰 |
| 1982년(쇼와 57년) 3월 | 시의회에서 ‘구 시청사 부지 활용 기본 구상 최종안’ 가결 |
| 4월 | ‘부지 활용 실시 설계 수립’을 우라베 건축사무소에 위탁 |
| 9월 | 구 청사 개조 실시 계획안 가결 |
| 12월 | 개조 공사 착공 |
| 1983년(쇼와 58년) 11월 |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으로 개관 |
처음에는 건물 북쪽에 ‘시민 광장’, 맞은편에 ‘공회당’을 지을 예정이었다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노출 콘크리트’처럼 보이는 박력 있는 외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도 시대부터 이어진 전통 목조 건축을 간직하면서 서양식·근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룬 거리 풍경이 특징인 미관 지구에서 걸어서 몇 분 거리에 있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현대적인 건물입니다.
사실 건설 당시에는 정말 ‘콘크리트 그대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바람에 노출되면 빠르게 손상되기 때문에 이후 도색을 했습니다.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면 ‘칠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소 위압감마저 느껴지는 건축물이 된 이유는 당시 계획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구라시키 시청 청사 건설 계획 당시에는 다음 시설을 마련할 예정이었습니다.
- 건물 북쪽에 ‘시민 광장’
- 건물 맞은편에 ‘공회당’

(사진 제공: 단게 도시건축설계 주식회사)

(사진 제공: 단게 도시건축설계 주식회사)

사진 제공: 단게 도시건축설계 주식회사)
결국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구라시키 시립미술관 2층에는 ‘북쪽을 향한 연단’ 같은 구조물이 있습니다.

구라시키 시장이 시민들을 향해 연설하는 장면을 염두에 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시청사 시절의 흔적이 남은 입구 홀과 강당

박력 있고 격조 높은 분위기는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탁 트인 입구 홀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곳은 높이가 10미터가 넘는 아트리움으로, 이를 받치는 커다란 보와 함께 탁 트인 느낌을 주는 동시에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원래 시민 홀로 설계되어 탁 트인 공간이지만, 시민 교류 공간이라기보다는 시빅 프라이드 같은 것도 느껴집니다.
현재 구라시키 시청 본청사(설계: 우라베 신타로)에도 시민 홀이 있으며, 제한된 경우에만 이용하는, 엄격한 시민 정신이 느껴지는 의례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 바탕은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의 시민 홀에도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또한 단게 겐조가 내부에서 가장 공을 들였다고 하는 곳은 ‘의회장(현재의 강당)’입니다.
롱샹 성당 내부를 본떠 만들었다고 하는 의회장은 현재 강당으로 일반에 개방되어 강연회 등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모르타르를 뿜어 바른 듯한 곡선형 내벽과 위로 휘어 올라간 천장이 특징입니다. 좌석 등은 강당으로 개조할 때 설치했지만, 실내 분위기는 당시 그대로입니다.
구라시키시 출신 건축가 우라베 신타로도 참여

그런데 1950년대에도 이미 국내외에 알려져 있던 건축가 단게 겐조가 왜 구라시키 시청사의 건축 설계를 맡았을까요?
여기에는 구라시키 견직(현 구라레)에서 영선 기술자로 일하던 우라베 신타로가 관여했습니다.
이후 구라시키 고쿠사이 호텔 설계와 구라시키 아이비 스퀘어 개조 등 구라시키의 근대 건축물을 다수 맡게 되는데, 당시 구라시키 시장이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동급생이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상담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에 “단게 선생님께 부탁하자”며 단게 겐조를 추천했다고 하는데, 추천한 이유는 “예산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예산이 적은데도 당시 이미 유명한 건축가였던 단게 겐조를 추천했다니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게 건축을 우리 회사가 시공했다는 큰 홍보 효과가 있고, 시공비로 손익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는 판단이 있었던 듯합니다.
그리고 오하라 소이치로와 함께 시청사 건축을 부탁하러 갔을 때, 오하라 소이치로는 그 자리에서
“이번 시청사는 결코 마치야 쪽을 향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치야가 시청사를 향하도록 해 주세요”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후 우라베 신타로는 시립미술관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맡았습니다.
- 미술관에 꼭 필요한 작품 반입용 엘리베이터를 갖춘 서비스동을 서쪽에 증축
- 1층에 아동 도서실을 들이고, 북서쪽 부분을 새로 지은 시립도서관과 연결
큰 변경은 이 두 가지뿐이었으며, 가능한 한 단게 건축의 특징을 살리면서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을 갖추게 했습니다.
우라베 신타로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옛 시청사에 애착이 있었던 것은 물론, 자신이 계기를 마련한 단게 겐조에게 경의를 품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옛 시청사는 단게 작품 중에서도 매우 특징적인 건물이다. 그 특징을 최대한 살린다. 그것만을 생각했다”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옛 구라시키 시청사)의 외관과 내부 살펴보기
그럼 건물에 주목해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을 살펴보겠습니다.
외관






입구 홀(옛 시민 홀)








2층에서 북쪽을 바라보다


강당(구 의회 의사당)





3층 옥상 무대(현재 출입 및 이용 불가)









작가의 한마디

필자는 1979년(쇼와 54년)생입니다.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이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83년(쇼와 58년)이므로, 시청사 시절은 기억에 없고 ‘현재의 모습(구라시키 시립중앙도서관, 구라시키 시립자연사박물관을 포함한 문화시설 구역)’만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도서관 등에 자주 다녔는데, ‘관광지인 미관 지구 바로 가까이에 시의 문화시설이 모여 있는 이유가 뭘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구라시키는 자동차 중심 사회라 주말 교통 정체가 일상적이었고, 당시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옛 구라시키 시청 청사가 들어설 당시의 구상을 살펴보니, 현재 구라시키 시립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지역은 ‘시민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021년 4월에 공개된 ‘구라시키 시청사 등 재편 기본 구상’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 현재의 문화시설 구역이 재편됩니다.
- 시립미술관은 장수명화
- 자연사박물관은 라이프파크 구라시키 부지 안으로 이전해 신축
- 중앙도서관은 본청사 주변에 신축되는 ‘복합시설동’으로 이전
이에 따라 부지 활용에 관한 논의도 앞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립미술관이 남는 만큼 ‘시민을 위해 개방된 공간’으로 계속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 기사 감수: 주식회사 우라베 설계
- 촬영: 사사키 도시유키
구라시키 건축 기행 지난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