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난 데이즈 2025(2025년 11월 15일·16일 개최)〜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첫 시도. 청각장애 당사자로 참여했습니다.

쉬운 일본어 투어

로마 신전풍 건축이 특징인 오하라 미술관과 나마코 벽이 인상적인 구라시키 고고관은 구라시키 미관 지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설입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미술관이라는 특성상 아기를 데리고 방문하면 “폐를 끼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거나, 장애 등을 이유로 “편하게 이용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에 공익재단법인 오하라 예술재단은 아기를 동반한 사람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을 위한 감상 투어와, 아이부터 어른까지 “이건 뭘까?” 하고 함께 생각하거나 무언가를 만들며 놀고 미술관을 꾸미면서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2025년에 처음 개최된 ‘난난 DAYS’를 소개합니다.

기재된 내용은 2026년 1월 기사 게재 당시의 정보입니다.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오하라 미술관이란

오하라 미술관은 1930년(쇼와 5년)에 설립된 일본 최초의 서양 미술 중심 사립 미술관입니다. 본관, 공예·동양관, 고지마 도라지로 기념관으로 나뉘며, 소장 작품은 약 3,000점입니다.

대부분의 미술관에서는 조용히 감상하는 것이 예절이지만, 오하라 미술관은 ‘모두의 마이 뮤지엄’을 슬로건으로 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나누는 대화형 감상과 병원 내 학급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방문 강좌 등 다양한 감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하라 미술관은 2002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8월 ‘칠드런스 아트 뮤지엄(통칭: 칠뮤)’이라는 행사를 개최해 왔습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으로 중단됐고, 이후 재개되지 않았습니다.

‘난난 DAYS’는 ‘칠드런스 아트 뮤지엄’의 역사를 살리면서 새로운 형태로 재개한 행사로 기획됐습니다.

오하라 미술관 칠드런스 아트 뮤지엄 2019(칠뮤) ~ 다 함께 즐기는 아트 여름 축제

난난 DAYS 2025란

난난 DAYS

난난 DAYS의 ‘난난’은 오카야마 사투리로 “이건 뭐야?”, “왜?”를 뜻하는 말입니다.

난난 DAYS는 오하라 미술관과 구라시키 고고관을 둘러보며 남녀노소 누구나 “이건 뭘까?” 하고 궁금해할 만한 그림과 조각, 고고 유물과 건축물 등을 많이 만날 수 있는 행사로, 2025년 11월 15일(토), 16일(일)에 개최됐습니다.

당일에는 다양한 감상 투어와 공작 코너가 마련됐으며,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생각하거나 무언가를 만들며 놀고 미술관을 꾸미면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준비됐습니다.

진행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그램 목록
시간표

청각 장애가 있는 필자가 난난 DAYS 2025를 체험했습니다

저는 예술 감상을 좋아하지만 청각 장애가 있어 미술관의 음성 안내와 음성 콘텐츠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제가 11월 16일(일)에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투어를 비롯한 프로그램을 체험했습니다. 그 모습을 소개합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도 미술관에 방문하기 편하도록!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참가자에게 손목 밴드를 나눠 줍니다
참가자에게 손목 밴드를 나눠 줍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저에게 무엇보다 고마웠던 점은 종합 안내소 주변을 비롯해 행사장 곳곳에 안내판과 지도 등 문자 정보가 풍부하게 마련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난난 DAYS에서는 여러 행사가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눈앞에서 진행 중인 투어의 제목이 적힌 팻말을 든 직원이 있어, 어떤 행사가 열리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접수처

또한 직원임을 알아보기 쉽도록 표시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되는지 알 수 있다는 점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참가자에게는 고마운 부분입니다.

종합 안내소 안쪽에는 빛이나 소리에 감각 과민이 있는 사람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공간인 ‘캄다운 스페이스’도 마련돼 있었습니다.

캄다운 스페이스

‘캄다운 스페이스’는 2021년 도쿄 2020 올림픽을 계기로 여러 공공시설에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행사장에도 설치됐으며, 오카야마 모모타로 공항에도 상설 운영되고 있습니다.

벽면의 아트 디자인은 구라시키시에 거주하는 지적 장애인 예술가 분야 유스케 씨의 작품입니다.

이용자가 없는 시간에는 참가자도 자유롭게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캄다운 스페이스 내부
캄다운 스페이스 내부

각자의 필요에 맞춘 다양한 투어

오하라 미술관에서는 평소에도 정기적으로 대화형 감상 투어를 진행합니다.

대화형 감상은 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나누기 때문에 소리 내어 대화를 나눕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감상보다 활기찬 분위기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저처럼 청각 장애가 있으면 직원이나 다른 참가자의 말을 알아듣기 어려워 ‘대화’에 참여하기 힘듭니다. 또한 미술사 해설에는 전문 용어도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일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참여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예전에 오하라 미술관 이브닝 투어에 참가했을 때 개인적으로 수어 통역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해설을 들으며 생각을 나누는 대화형 감상이 무척 재미있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하라 미술관 이브닝 투어 ~ 투어에서만 들을 수 있는 보물 같은 이야기로 즐기는 폐관 후 90분

‘언젠가 저처럼 수어가 필요한 사람도 부담 없이 대화형 감상을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기에, 이번 프로그램에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갤러리 투어가 있다는 소식이 무척 기대됐습니다.

난난 DAYS에는 수어가 필요한 사람을 위한 일반 대화형 감상에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갤러리 투어뿐 아니라, 전문 용어를 더 쉬운 일본어로 전달하는 ‘쉬운 일본어’ 투어 등 다양한 투어가 마련돼 있습니다.

수어 통역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갤러리 투어는 집합 장소에 모인 참가자가 많지 않았지만, 관내를 걷다 보니 참가자가 점점 늘어 큰 규모의 투어가 됐습니다.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투어

‘수어 통역이 제공된다’고 하면 “나는 들을 수 있으니 상관없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용은 일반 갤러리 투어와 같습니다. 수어 통역사가 곁에서 같은 내용을 수어로 통역해 주는 투어입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사람은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잘 들리지 않을 뿐, 들을 수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여가를 즐깁니다. 이번 투어에서도 “재미있어 보이는 이야기가 들려서 참가했는데 수어 통역사도 있었다”며 나중에 수어 통역사의 존재를 알게 된 사람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들을 수 있는 사람과 들을 수 없는 사람이 함께 같은 이야기를 듣고 같은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그야말로 ‘공생’을 구현한 듯한 투어였다고 느꼈습니다.

쉬운 일본어 투어
쉬운 일본어 투어

쉬운 일본어 투어도 처음에는 유학생 등 일본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획했지만, 막상 시작하자 미술관에 관심이 있는 초등학생과 보호자도 참여했습니다.

그림이 있고, 듣기 어려운 전문 용어는 글자로 보여 주기 때문에 전문 용어를 모르는 초등학생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아기를 동반한 부모와 아이를 대상으로 한 ‘아기와 함께하는 미술관 투어’, 건강에 신경 쓰고 싶은 어르신의 참여를 염두에 둔 ‘건물 산책으로 건강해져요!’ 등 연령대에 맞춘 속도감으로 둘러볼 수 있는 투어와 공예관·동양관에 초점을 맞춘 투어도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이 필요에 맞춰 투어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예관·동양관 난난 투어
공예관·동양관 난난 투어
아기와 함께하는 미술관 투어
아기와 함께하는 미술관 투어

미술관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다

행사장 안에서 ‘My First Museum Visit’ 스티커를 붙인 참가자를 몇 명 발견했습니다.

사진 제공: 공익재단법인 오하라 예술재단
사진 제공: 공익재단법인 오하라 예술재단

이 스티커는 오하라 미술관이나 구라시키 고고관을 처음 방문한 참가자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당일에는 미술관 투어뿐 아니라 워크숍도 많이 열렸습니다. 아직 미술 감상을 하기에는 이른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My First Museum Visit’ 스티커를 가슴에 붙이고 워크숍을 즐겼습니다.

색과 모양의 빛의 길

평소 미술관에서는 큰 소리를 내기 어려워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데리고 여유롭게 방문하려면 용기가 필요한 보호자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난난 DAYS에는 아이들을 위한 만들기나 퍼즐 등의 워크숍이 많이 마련되어 있어, “우선 체험할 수 있는 것부터 참여해 보자”며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중정의 모습
중정의 모습

만들기 행사가 열린 오하라 미술관의 중정은 야외라 조금 뛰어다녀도 괜찮았고, 구라시키 고고관은 조용한 환경이라 시끌벅적한 곳을 어려워하는 아이도 안심하고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구라시키 고고관의 모습(사진 제공: 오하라 예술재단)
구라시키 고고관의 모습(사진 제공: 오하라 예술재단)

행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관내에는 참가자들의 작품도 차례차례 전시됩니다.

보고 느끼는 5·7·5
보고 느끼는 5·7·5
난난 하우스
난난 하우스
난난 하우스
난난 하우스

참가자들은 자신의 작품이 오하라 미술관에 색채를 더하는 모습을 기쁜 듯 바라보았습니다.

작가의 한마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행사를 즐겨 주셔서 좋았습니다. 이번에 돌아본 점을 살려 내년 이후에도 여러분이 미술관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싶습니다.”

이틀간의 행사를 마친 기획 담당 연구원이 웃으며 행사장을 둘러보면서 말했습니다.

참가자

난난 DAYS는 이번에 막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모두의 마이 미술관’으로서 누구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시도에 계속 관심이 쏠립니다.

오하라 미술관 관련 기사

난난 DAYS2025 기본 정보

난난 DAYS2025
이름난난 DAYS2025
개최일2025년 11월 15일·16일
오전 9시~오후 5시(최종 입장 오후 4시 30분)
장소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 주오 1초메 1-15
참가 비용(세금 포함)일반 2,000엔, 초·중·고등학생(18세 미만) 500엔, 초등학생 이하 무료
※ 일부 프로그램은 참가비가 필요합니다
홈페이지난난 DAYS 특설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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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시민 작가
다카이시 마리코
다카이시 마리코

도호쿠에서 규슈, 긴키, 간토를 거쳐 2023년 12월 구라시키시 지역 활성화 협력대원이 되었습니다.

소리의 세계와 소리 없는 세계의 경계에 살고 있는 수어와 일본어의 이중언어 사용자입니다.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구라시키를 여행하고, 구라시키에 계속 살고 싶어지는 정보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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